(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국내 채권시장에서 커브 플래트닝(수익률 곡선 평탄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달 말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단기 금리가 더 내려가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급과 대외 변수에 장기 금리의 하락 압력은 커지고 있어서다.

14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10년과 3년의 최종호가수익률 격차는 45.4bp로, 지난 8일(48.7bp)보다 3.4bp 줄었다.

해당 구간 스프레드는 단기보다 장기 금리가 더 내려 축소됐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커브가 평탄해지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가장 큰 배경으로는 국내 수급 상황이 꼽혔다.

이들은 상반기 금리 인상에 채권 투자를 미뤄 온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채권시장에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단기보다는 장기 구간에 이들의 자금 유입이 집중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소수의견 출현 후 금리 인상 경계심이 여전한 가운데 단기금리가 더 내리기 어렵단 판단에서다.

시중은행의 한 스와프 딜러는 "어제 CD 91일물 금리가 1.65%인데, 1년 IRS(금리 스와프)는 1.815%까지 내려왔다"며 "11월까지 금리 인상이 한 번이라도 이뤄지면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의미다"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운용본부장은 "최근 강세가 단기에서 장기 위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며 "하반기 국고채 발행이 상반기보다 줄어드는 데다 기관의 자금 집행이 겹치면 장기 구간의 강세 분위기는 더욱 짙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터키 충격과 무역전쟁 우려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점도 플래트닝 전망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현재까지 흐름으로 보면 장기 구간 원화채가 안전자산 선호에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이나 미국과의 타협이 마련되지 않는 한 터키의 금융위기와 전염 우려는 계속될 전망이다"며 "국내 채권시장은 단기적으로 안전자산 선호에 기댄 채권금리의 하락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환율의 불안정성이 계속될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와 더불어 (채권금리의) 반등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도 간과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국고채 10년(빨강)과 3년(검정) 최종호가수익률·스프레드(아랫부분 실선) 추이, 출처:인포맥스(화면번호: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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