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현대차 법인형태 진출…리라화 결제수단 미사용



(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이민재 기자 = 사실상 범유럽권에서 독일 다음으로 인구가 많아 국내 기업들에도 주목받았던 터키 시장이 흔들리면서 국내 기업들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터키에 진출한 현대차와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은 터키의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아직은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진단하면서도, 향후 돌발사태가 일어나지나 않을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현지 승용차 시장에서 판매 5위, 시장 점유율 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가 터키공장(HAOS)에서 생산해 터키 국내에서 판매한 자동차는 올해 상반기 누적 8천972대이고, 같은 기간 수출한 자동차는 9만8천346대로 집계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환율이 생산원가에 미치는 부분도 있지만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현지 산업 수요가 확 줄어드는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대응 계획이 있다기보다는 환율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터키는 리라화를 사용하는 데, 현대기아차를 포함해 대부분의 기업은 사실상 유로화를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터키 리라화가 폭락한다고 해서 바로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리라화 급락에 따른 수입물가 폭등과 정치적 불안정성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터키를 넘어 주변 지역으로 불안 심리가 확대될 경우 자동차는 물론 전반적인 경제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실제로 터키에 진출한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가전시장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84년부터 터키에서 지점 형태로 사업을 시작했다. LG전자는 2000년 터키에 에어컨 공장 건설을 시작으로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지역을 본격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터키 시장 내에서도 프리미엄 가전제품으로 승부를 걸면서 꾸준하게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터키 시장은 아르첼릭(Arcelik), 베코(Beko), 베스텔(Vestel) 등 6개 터키 가전업체들이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TV에서만큼 삼성의 선전이 두드러지고 있는 셈이다.

최근 들어 TV 등 국내 가전업체들의 프리미엄 제품들이 대거 진출했다. TV의 경우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 기준으로 23%의 점유율로 단일 브랜드로 1위를 기록했다.

지난 2015년 기준으로 한·터키 백색가전분야 무역통계에 따르면 한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백색가전은 냉장고 2천만달러, 세탁기 700만달러, 식기세척기 190만달러가량이다.

이들 무역액을 합치면 원화로 340억원 정도로 절대 규모가 아직 크지는 않다.

업계 관계자는 "터키 시장은 아직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장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리라화 급락 등 금융시장 부문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수출 등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대우는 이스탄불 현지에 법인을 세우고 스테인리스 가공센터 등 공장 세워서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러나 종합상사업계의 특성상 직접 제조를 하는 것도 아니고 환율에 대해서도 헤지를 하고 있어 영향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CJ CGV는 지난 2016년 터키 최대 극장 사업자를 인수해 시장에 진출했으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이번 리라화 가치 폭락까지 겹치면서 향후 실적전망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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