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여름 휴가시즌인 8월 첫째 주가 '가장 돈 벌기 힘든 한 주'라며 한숨짓던 서울외환시장 외환딜러들의 만면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터키 리라화 급락에 따른 변동성 확대로 달러-원 환율 연고점이 가시권에 들어오자 방향성 트레이딩에 탄력이 붙고 있어서다.

14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최근 2영업일 간 달러-원 환율은 터키 리라화의 사상 최저치 경신에 따라 16.70원 급등했다.

달러-리라 환율은 전일 사상 처음으로 7리라를 웃돌면서 7.2149리라까지 상승했고 현재 소폭 반락해 6.9리라에서 거래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96선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97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리라(붉은색), 달러-원(흑색), 유로-달러(녹색) 환율 추이 *자료:연합인포맥스>

터키발 우려가 신흥국 전반으로 전이될 경우 달러-원 환율은 1,190원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두언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이번 사태가 터키 등 일부 지역 혹은 일부 통화의 단기 영향에 그친다면 달러-원 환율은 1,155원이 다음 저항선이 될 것"이라면서도 "과거 2011년 남유럽 재정위기나 2014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 텐트럼'과 같은 신흥국 시장 위험으로 확대된다면 1,19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도 1,150원대를 저항선으로 롱플레이에 집중하면서 오버나이트 포지션을 점차 많이 가져가고 있다.

현재까지 연고점이자 지난달 20일 장중 고점인 1,138.90원이 경신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는 이달 초 장중 초단타 매매(스캘핑)에만 매달리고 있던 것과는 달라진 풍경이다.

지난 주 여름 휴가시즌 절정을 맞아 역내 수급이 줄고, 미중 무역분쟁 관련 모멘텀도 약화하자 달러-원 환율은 1,120원 선을 중심으로 또다시 20원 레인지에 갇히는 모습이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지난 10일 이후부터 연고점 부근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며 "모두가 상승 쪽을 바라보는 방향성 있는 장세가 흔치 않아 딜러들 모두 연고점을 기대하고 장중 플레이에 열심이다"고 말했다.

다른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휴가철이라 활발하게 거래하는 곳이 많지 않다"면서도 "계속 달러-원 위쪽을 바라보고 있었고, 변동성이 없는 것보단 훨씬 낫지만 갑작스럽게 예상치 못한 변수로 변동성이 커져 혼란스러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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