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명선 기자 = 시장참가자들은 14일 터키발 위기에 따른 유로화 약세 영향으로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이 뚜렷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우리나라의 대(對) 터키 위험노출 규모(익스포저)가 크지 않더라도, 유로-달러 경로를 타고 달러-원 환율도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일 유로-달러 환율은 5일 이평선(유로당 1.1471달러)을 뚫고 연저점인 1.1364달러를 기록했다.

유로-달러는 지난 2월 16일 유로당 1.2555달러를 찍은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달러화에는 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왔다.

이 때문에 달러 인덱스도 전일 5일 이평선인 95.915를 상회하는 96.527까지 고점을 높였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보여줬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2010년에서 2015년 유로존 부채 위기 때 유로-달러 환율을 주시하기도 했는데 터키 위기에는 익스포저가 큰 유럽은행들뿐만 아니라 아시아 신흥국 통화들이나 위안화 절하도 함께 보게 된다"며 "유로-달러 환율과 달러-원 환율을 1주, 1개월, 3개월 기준으로 봤을 때 상관계수의 절댓값이 1보다 0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달러화가 지속해서 상승한다면 장중에 네고 물량이 처리된다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롱 플레이를 당분간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이슈가 있을 때 아시아 신흥국 통화들이 다 같이 움직이기는 해도 유로화는 심리적 지지선인 1.15 밑으로 내려가기 쉽지 않았다"며 "어제 유로당 1.1364달러까지 내려간 건 지난해 7월 이후로 처음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로화에도 영향을 받지만 유로존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며 "우리나라는 터키 익스포저가 안 크지만 증시에 타격 입은 것 보면 간접적으로 적지 않은 영향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유로-달러 환율 하락은 강달러 재료이지만, 터키 위기가 유로존 금융시장을 망가뜨릴 개연성은 크지 않다"며 "유로존 은행주가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터키 불안에 유로화와 달러-원 환율이 타격을 크게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유로-달러 환율이 심리적인 지지선인 유로당 1.15달러 밑으로 가서 20일 이동평균선인 1.1605달러, 5일 이평선인 1.1471달러보다 하회한다"라며 "유로 약세가 글로벌 달러 강세 분위기 형성에 힘을 보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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