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김예원 기자 = 우리은행이 최근 진행된 서울시 구 금고 입찰 경쟁에서 세 번 연속 신한은행을 앞질렀다.

오랜 시간 구 금고를 운영해온 우리은행의 익숙함과 편리함이 가장 큰 무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일 영등포구청은 내년부터 오는 2022년까지 우리은행에 금고 운영을 맡기기로 확정했다.

영등포구청 금고지기 입찰에는 우리은행을 비롯해 신한ㆍ국민ㆍ농협은행 4곳이 참여했다.

사실상 서울시 금고에 새롭게 선정된 신한은행과 기존 구금고 은행이었던 우리은행 간 경쟁으로 압축됐지만, 우리은행이 금고심의위원회 민간위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랫동안 우리은행이 구금고 운영을 담당하며 전산 시스템 운영의 안정성과 편리함을 입증해 왔다는 게 주된 이유다.

앞서 도봉구와 구로구 금고 은행으로 선정된 우리은행은 이로써 현재까지 결과가 발표된 3곳의 구금고를 모두 사수하게 됐다.

당초 신한은행이 3천억 원 넘는 출연금으로 서울시금고를 따내면서 구금고 역시 출연금 경쟁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그보단 구청이 금고 은행을 변경할 경우 기존 전산 시스템을 변경하는 데 따른 부담이 가장 큰 심사 요소란 게 구청들의 중론이다.

한 서울시 구청 관계자는 "PT 심사 과정에서 가장 주력해서 보는 부분은 전산 시스템"이라며 "기존 시스템을 변경하면 세입과 세출을 분리해 별개의 시스템을 이용해야 하는 데서 오는 불편함, 불안정성 여부, 그간 보여온 시스템 안정성 등이 가장 큰 평가요소"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애초에 출연금은 100점 만점에서 4점에 불과해 많은 금액을 써낸다고 당락을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시스템의 편의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은행권 일각에선 서울시금고를 따낸 신한은행이 인천시금고 입찰을 앞두고 전략적 숨 고르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예산 10조 원 규모의 인천시금고는 신한은행 입장에선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기관영업 요충지기 때문이다.

현재 입찰이 진행된 구금고들의 평균 예산을 올해 기준으로 6천억 원 안팎이다.

은행권은 연간 예산 규모가 큰 강남 4구나 용산ㆍ은평ㆍ관악ㆍ노원 등 핵심 지역을 제외하곤 우리은행이 그간 안정적으로 유지해온 전산 시스템을 앞세워 구금고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가장 먼저 입찰 접수를 시작한 중구청은 이달 말께 최종 금고 은행을 확정할 예정이다.

그밖에 서대문구청과 송파구청, 강동구청, 성북구청, 성동구청 등은 이달 입찰을 진행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8~9월에 굵직한 구금고 입찰이 몰려있는 데다 지자체 입찰도 맞물려 있어 은행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구금고는 우리와 신한의 경쟁 속에 국민과 농협이 어느 곳을 따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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