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국내 채권시장의 투자심리를 좌우하는 외국인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쌓은 국채선물 매수 포지션을 언제 되돌릴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14일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 수익률 추이(화면 4511)에 따르면 국내 채권금리는 장단기물 모두 연저점 수준에 도달했다.

한국은행이 올해 1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예상에도 외국인 국채선물 매수와 무역전쟁·터키 리라화 이슈 등 금리 하방 재료가 가득한 영향이다.

특히 외국인의 국채선물 순매수는 매수 이유와 실체가 불분명함에도 국내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투자심리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외국인들이 꾸준히 국채선물 누적 순매수를 늘리면서 최근에 누적 순매수가 얼마인지는 채권시장에서 민감한 주제는 아니다"며 "그러나 외국인이 포지션을 되돌리는 시점에 대한 경계는 늦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까지 외국인의 3년 국채선물 누적순매수는 삼성선물 기준 22만2천64계약, NH선물 기준 21만6009계약을 나타내며 대략 21~22만 계약 수준을 나타냈다. 10년 국채선물 누적 순매수는 삼성선물이 7만8천977계약, NH선물이 6만6천399계약을 기록했다.

지난 7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외국인이 쌓아온 국채선물 매수포지션을 청산할 것이란 시장 예상과 달리 외국인은 8월 금통위를 2주가량 앞둔 최근까지도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누적 순매수가 최대 수준인데 외국인이 계속 사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3분기까지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 외국인들이 8월 금통위를 전후로 매수포지션 청산에 나설지도 모르겠다"고 전했다.

그는 "외국인 누적순매수 이슈가 장기화하면서 다소 무뎌지긴 했지만, 여전히 잠재된 리스크다"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이 국채선물 누적 순매수를 롤오버(월물 교체)할 가능성이 커 외국인 포지션 청산은 기우라는 의견도 있었다.

선물사의 한 관계자는 "과거 외국인의 매수포지션 청산으로 시장이 흔들린 적이 있다"면서도 "외국인 입장에서 굳이 누적 순매수를 청산하고 나갈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국채선물은 증거금으로 거래해 스와프 금리와도 크게 관련이 없고 보통 매매 차익을 노리고 들어온다"며 "지금처럼 매수나 매도로 외국인이 장 방향성만 이끌면 충분히 이익을 얻을 수 있는데 굳이 나갈 필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장참가자들은 외국인이 누적 순매수를 되돌린다고 해도 우려하는 것만큼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013년 이후 현재까지 외국인이 매수포지션을 청산하면서 채권금리에 영향을 준 경우가 총 6번 있었다며 이중 추세적 상승으로 연결된 경우가 3번, 금리 인상 기대가 최초로 형성되면서 급등한 경우가 1번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채권금리가 향후 기준금리를 적절하게 반영했다면 외국인 매도가 채권금리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며 "인상이 현실화돼도 이미 인상을 반영한 금리는 오를 수 있는 폭이 매우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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