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미국과의 관계악화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터키가 미국에 대항한 '새로운 동맹'을 시사한 가운데, 중국이 터키에 경제 지원을 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전 세계를 상대로 경제전쟁을 벌이는 자들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새로운 시장, 새로운 협력, 새로운 동맹으로 향하는 것이 될 것"이라며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와 신 동맹을 구축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특히, 중국 국영 공상은행(ICBC)이 터키의 에너지 및 운송 부문에 36억 달러 규모의 대출 패키지를 제공하기로 하고, 중국은행 터키 자회사가 올해 연말 전까지 터키 정부의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을 지원하겠다고 알려진 상황에서 중국은 터키 동맹의 우선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터키에 경제적 지원을 할 수도 있지만, 이는 정치적인 판단에 따를 것이며, 지원 규모도 터키 사태를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터키가 중국과 같이 미국의 무역 제재에 따라 어려움을 겪게 된 만큼 터키를 지원할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터키 지원이 미국을 도발할 수 있는 만큼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는 터키를 지원하기에 앞서 선택지를 세밀히 조율하고, 미국의 도발을 우려해 대규모의 긴급 구제 패키지를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에이든 야오 악사인베스트먼트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미국과의 갈등을 겪고 있는 터키와 동맹을 맺어 얻을 수 있는 장기적인 이익에 집중할 확률이 크다면서, 추후의 정치적인 협상력을 얻기 위해 터키에 경제적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야오 이코노미스트는 터키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미국엔 경제적 도발로 해석돼, 미국이 중국에 대한 더 엄격한 제재를 가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치적인 판단 이전에 중국이 터키 지원을 통해 얻게 될 득실에 대한 철저한 계산이 선행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순 신 킹스칼리지 강사는 중국이 미국의 무역 위협에 대응한 동맹을 구성하기 위해 터키를 지원할 확률이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이 터키를 지원하더라도 이는 현재 터키가 겪고 있는 경제 위기의 펀더멘털을 전환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그의 견해다.

베키 리우 스탠더드차타드(SC) 거시전략 헤드는 중국의 지원책이 터키 사태를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SCMP에 전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판다본드의 규모나, 어떤 화폐로의 채권발행도 터키 리라화나 역내 위안화,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어젠더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너무 작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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