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 벨기에·케이맨 제도로 이전했을 수도

실제 축소 규모는 84%↓아닌 45%↓추정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러시아가 미국 국채를 대거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러시아가 미국 국채를 실제 추정치보다 적게 팔았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벤 스테일과 벤자민 델라 로카 미국 외교협회(CFR) 연구원은 13일(현지시간) CFR 블로그에 게재한 글에서 러시아 중앙은행은 은행 유동성을 관리하고 루블화 안정을 위해 달러가 필요하다며 실제는 그렇게 많이 달러를 팔지 않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외신들은 러시아가 지난 3~5월 동안 미국 국채 보유 규모를 961억 달러에서 149억 달러로 84%가량 축소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는 외환보유액 다변화의 일환이라고 밝혔으나 세계 외환보유액의 3분의 2가량이 달러화 자산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정도의 달러채 처분은 자산 다변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스테일과 로카는 주장했다.

이들은 3~5월 두 달간 러시아가 처분한 미 국채는 810억 달러지만, 미 재무부에 자료에서 미국이 러시아에 순매도한 미 장기 국채는 350억 달러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이는 460억 달러가량의 오차가 생긴다는 의미다. 러시아 지표에서도 유사한 금액이 차이가 난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3~5월 사이 총 외화부채를 500억 달러가량 줄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테일과 로카 연구원은 3월 이후 달러 절상으로 러시아 비달러화 자산 가치는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비달러화 자산의 가치가 70억 달러가량 낮아졌다고 추정되며 이에 따라 실제 러시아의 미 국채 매도량은 430억 달러일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이것도 미 재무부 자료에서 줄어든 350억 달러보다 80억 달러가량이 많은 것으로 80억 달러어치는 러시아가 비미국계 기관에 매각한 금액이나 금융중개업체를 통해 매각한 규모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러시아의 실제 미 국채 매도량이 430억 달러라고 추정하더라도 언론에서 보도된 810억 달러보다는 380억 달러의 오차가 발생한다.

스테일과 로카는 이 380억 달러는 러시아가 미국의 자산 동결 제재에 대비해 해당 자산을 미국 이외 지역으로 옮겼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가장 가능성이 큰 곳은 유로 결제 은행인 유로클리어가 있는 벨기에와 조세회피처로 널리 알려진 케이맨 제도 등으로 이들은 해당 지역의 미 국채 증감액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4~5월 동안 벨기에의 미 국채 보유량은 250억 달러가량이 증가했고, 케이맨 제도의 미 국채 보유량은 200억 달러가량이 늘어 총 450억 달러 가량이 증가했다.

이는 사라진 380억 달러보다 약간 더 많은 것이다.

스케일과 로카는 러시아가 언론에서 보도된 것처럼 미 국채 보유량을 84%가량이 아닌 45%가량 줄이는 데 그친 것으로 보인다며 오차 39%는 벨기에와 케이맨 군도를 통해 숨겨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미국과 러시아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앞으로 몇 달간 러시아 국채의 이 같은 해외 이전은 추가로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해외 채권 보유량/벨기에·케이맨 제도 美국채 보유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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