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4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터키 리라화의 급락세가 진정된 데 따라 상승했다.

미 국채 가격은 터키 경제에 대한 우려가 다소 줄어들며 하락했다.

달러화는 터키 리라화가 반등했지만 여전한 터키 경제에 대한 우려에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터키 외환시장 불안으로 달러가 강세를 지속한 데 따라 소폭 하락했다.

시장 참가들은 리라화 환율 동향 등 터키 금융시장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리라화가 최근 급락했던 데서 다소 반등하면서 안도감을 제공했다.

달러-리라 환율은 전일 7.2리라 선도 넘었던 데서 이날은 6.3리라대까지 내렸다. 달러-리라 환율의 하락은 리라화의 강세를 의미한다.

시장 참가자들은 터키 중앙은행이 통화 긴축 가능성을 시사하고, 베라트 알바이라크 재무장관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컨퍼런스콜을 열 것이란 소식 등으로 불안이 완화된 것으로 평가했다.

알바라이크 재무장관은 오는 16일 오후 4시(현지시간) 약 1천여 명의 전 세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컨퍼런스콜을 열 예정으로 알려졌다.

터키 중앙은행은 또 일주일 레포로 리라화 자금을 공급하는 것을 중단하고 하루짜리 오버나이트 대출로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시장 참가자들은 전했다.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일주일 레포 금리는 17.75%고 오버나이트 대출금리는 19.25%다. 중앙은행이 금리가 더 높은 오버나이트 대출로만 유동성을 공급기로 한 점은 금리 인상과 같은 통화 긴축 효과가 있다고 시장 참가자들은 평가했다.

터키산업경제협회(TUSIAD), 터키상공회의소(TOBB), 원자재 거래소 등 터키의 경제단체는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성명서를 냈다.

터키 중앙은행은 전일에는 외화 지급준비율 인하로 외화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는 조치를 내놓은 바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는 아직 나서지 않고 있지만, 리라화 안정을 위한 나름의 조치들은 내놓고 있는 셈이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2.22포인트(0.45%) 상승한 25,299.9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8.03포인트(0.64%) 오른 2,839.9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1.19포인트(0.65%) 상승한 7,870.89에 장을 마감했다.

리라화 불안 완화에 터키 주가를 추종하는 가장 큰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MSCI 터키 ETF(TUR)가 이날 11.3% 급등하는 등 터키 주가가 회복됐다.

하지만 미국과의 대립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도 아이폰 등 미국 전자제품을 보이콧할 것이라는 위협을 내놓았다.

터키 불안이 다른 신흥 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지속했다.

인도 루피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고, 아르헨티나 페소도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5% 포인트 인상 조치에도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리라화의 반등에도 유로화 약세와 달러 강세는 이어지는 등 위험회피 심리가 완전히 가시지는 않는 모습이다. 글로벌 달러인덱스는 이날 연고점을 다시 썼다.

무역전쟁 관련 소식도 나왔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태양광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캐나다는 7개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나 수입 물량 제한 조치 등의 세이프가드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종목별로는 미국 최대 주택용품 판매업체 홈디포 주가가 2분기 호실적과 올해 실적 예상치(가이던스) 상향 조정에도 0.5% 하락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사회가 비상장회사 전환을 위한 가치평가 작업에 착수했다는 보도에도 2.5%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전 분야가 상승한 가운데 임의 소비재 분야가 0.95% 올라 가장 선전했다. 금융주는 0.86% 올랐고, 재료 분야는 0.76%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수입물가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미 노동부는 7월 수입물가가 전월대비 변화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0.1% 하락이었다.

7월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4.8% 올랐다. 이는 2012년 2월 이후 가장 큰 연율 오름폭이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은 7월 소기업 낙관지수가 전월 107.2에서 107.9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7월 소기업 낙관지수는 45년 전 집계가 시작된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터키 불안의 확산 여부를 여전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BNY멜론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레일 애코너 시장 전략가는 "터키 문제는 당분간 더 지속할 수 있다"며 "터키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과도한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물가도 급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리라화 반등은 재무장관의 컨퍼런스콜 소식 때문"이라며 "투자자와 이야기하겠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긴 하지만, 여러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6.0%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9.95% 하락한 13.31을 기록했다.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4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1.6bp 오른 2.893%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2.1bp 상승한 2.633%를 나타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4bp 상승한 3.059%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6.5bp에서 이날 26.0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사상 최저치를 연일 경신하던 터키 리라화가 반등하는 등 터키 위기가 잦아들면서 안전자산으로 쏠림이 완화됐다.

터키 재무장관은 리라화가 다시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 주가가 상승하는 등 위험자산 선호도 조금 살아났다.

시포트 글로벌증권의 톰 디 갈로마 이사는 "억류된 목사와 관련해 미국과 터키가 논의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터키 정부가 이르면 내일쯤 목사를 넘겨주면서 터키와 미국의 갈등이 해소될 것 같다"며 "이렇게 되면 미 국채수익률은 다시 2.95%로 올라야 하고, 이때 사자가 다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미국 경제가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7월 수입물가는 전달 대비 변동이 없었지만, 전년 대비로는 4.8% 상승해 6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노동시장 긴축과 매출 증가 기대로 소기업 낙관론 지수는 역대 2번째로 높았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 주목할 만한 경제 지표나 단기 국채 외에는 발행도 없어 조용한 한주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FTN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이머징마켓의 여름이 흘러가고 있지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판명되지는 않았다"며 "시장이 기대하는 위기에 개선이 없다면 그동안 채권시장이 집중했던 인플레이션에 대한 긴장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4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20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10.63엔보다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45달러에 움직여 전일의 1.1397달러보다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6.16엔을 기록, 전장의 126.27엔보다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39% 상승한 96.681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높다.

리라화가 상승하는 등 터키 위기가 다소 진정된 가운데 달러는 장 초반 약세를 보였지만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달러지수는 96선을 내주지 않았다. 그만큼 달러는 광범위하게 지지를 받고 있다.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제 6주 정도가 남았다.

유로화는 터키 위기 여파가 클 것이라는 예상에 반등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다시 하락했다. 유로는 달러와 스위스 프랑에 대해 13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리라는 전일 사상 처음으로 7리라 선도 넘었다가 이날은 6.3333리라를 기록했다.

실리콘밸리 은행의 민트랑 선임 외환 트레이더는 "리라 하락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최근 하락 흐름에서 잠깐 유예를 얻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터키 위기 전염 우려로 함께 폭락했던 이머징마켓 통화들은 손실 폭을 줄이거나 상승세로 돌아섰다. 남아프리카 랜드와 멕시코 페소는 이날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인도 루피는 중앙은행의 외환시장 개입에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아르헨티나 페소는 중앙은행의 긴급 기준금리 대폭 인상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시장 참가자들은 터키 중앙은행이 유동성 공급 조치를 내놓고 있지만, 터키 경제 건전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 터키가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는 점도 우려 대상이다.

코메르츠방크는 "터키 위기가 끝날 때까지 위험회피가 남아 있어 안전 투자처로 인식되는 통화의 수혜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일본 엔과 스위스 프랑도 안전 통화로 여겨지지만, 유동성 면에서 달러가 앞서 있어 결국 달러가 안전 통화 가운데 승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가 상승하면 달러로 표시된 상당한 부채를 가진 나라는 어려움에 부닥칠 수 있다.

스탠다드 은행의 스티븐 배로우 외환 전략가는 "이런 문제들이 다른 나라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지만, 터키 문제는 꽤 특이하다"며 "미국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가 나타남에 따라 터키의 외부 차입 문제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16달러(0.2%) 하락한 67.0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터키 시장 불안의 다른 신흥국 전이 여부와 이란 산유량 감소 가능성, 다른 산유국의 증산 규모 등을 주시했다.

터키 리라화의 급격한 약세 현상이 다소 진정됐지만, 달러의 강세가 이어진 점이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리라화 불안이 완화됐지만, 인도 루피화가 크게 떨어지는 등 글로벌 외환시장의 불안감은 쉽게 진정되지 못하는 양상이다.

아르헨티나 페소도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5%포인트 인상 조치 등에도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신흥국으로의 위험 전이에 대한 부담이 가시지 않으면서 달러는 강세를 이어갔다.

6개 주요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글로벌 달러인덱스는 이날 96.800까지 고점을 높이며 연중 최고치를 다시 썼다.

원유는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달러 강세는 다른 통화 사용 투자자의 원유 구매 비용을 높여 유가에 하락 재료로 작용한다.

이날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반등하는 등 위험투자 심리는 다소 회복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최근 변동성이 확대된 원유 시장 여건상 지속적인 유가 상승을 담보하지는 못했다.

유가는 이날도 장 초반에는 1% 이상 상승했다가 정오께부터 가파르게 반락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7월 산유량 감소와 이란 산유량 감소 우려 등이 장 초반 유가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터키 불안의 확산 여부를 주시하는 불안정한 장이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라얀 연구원은 "통상 달러가 급등하기 시작하는 것은 터키 상황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글로벌 시장은 여전히 불안하다"고 말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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