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지난 17일 중국 증시가 돌연 급락한 것은 미국에 이어 중국도 당국의 금융 긴축으로 유동성 장세가 끝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8일 보도했다.

17일 장 초반 상승세를 보이던 상하이종합지수는 오전 9시 34분(현지시간)부터 46분까지 12분간 2% 넘게 돌연 급락했다. 같은 시간 선전종합지수는 4.54% 급락했다. 이날 상하이와 선전 증시를 합쳐 500개에 가까운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이 15일 전국 금융공작회의에서 국무원 산하에 금융안정발전위원회를 설립한다고 발표한 여파로 증시가 급락했다.

시 주석은 "금융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경계는 금융 행정의 영원한 과제"라며 "정부는 적시에 모니터링하고 경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 규제를 한층 강화하고 중국 경제의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을 계속 유도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노무라증권은 시 주석의 발언에 대해 '금융완화의 종말'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당국은 이미 작년 말부터 보험사와 사업회사의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제한하고 그림자금융 단속에 착수했다. 또 시장금리를 높게 유도해 자금조달의 길을 좁혀왔다.

도요증권은 시 주석이 5년에 한 번 열리는 중요한 회의에서 재차 디레버리징을 강조하자 "긴축 노선이 향후 5년간 지속되는 것 아니냐는 경계감이 확산됐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특히 중소형주의 낙폭이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창업판 지수는 5.1% 급락해 2년 반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신문은 중국 중소형주가 '미니 크래시(mini-crash)'를 나타냈다며, 중국 시장에서 향후 글로벌 주식 시세를 좌우할지 모르는 불길한 사건이 일어났다고 진단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반적으로 중소형주가 시장 전체에 대한 선행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여름 중국 주식이 폭락했을 당시에 상하이 지수보다 1주 정도 앞서 창업판 지수가 하락하기 시작한 것이 그 예다.

니혼게이자이는 유동성 축소에 가장 충격을 받는 것은 운용 리스크가 큰 중소형주와 신흥기업 주식이라며, 탄광의 카나리아가 시사하는 징후를 간과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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