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15일 터키 불안이 재차 고조된 데 따라 하락 출발했다.

오전 9시 53분(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6.04포인트(0.89%) 하락한 25,073.88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3.43포인트(0.83%) 내린 2,816.5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5.39포인트(0.83%) 하락한 7,805.50에 거래됐다.

시장은 터키 금융시장 불안과 다른 신흥국으로의 전이 여부를 지속해서 주시 중이다.

터키가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올리는 등 공격적인 조치를 내놓으면서 불안이 재차 증폭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서명한 관보에 따르면 터키는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120%, 주류 140%, 잎담배는 60%로 인상했다.

터키 정부는 화장품, 쌀, 석탄 등의 품목에 부과되는 관세도 인상했다.

미국이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두 배 올린 데 대한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터키 법원은 또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의 석방을 재차 거부했다.

브런슨 목사 구금은 미국과 터키가 격한 마찰을 겪게 된 중요한 원인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산 전자제품 보이콧을 주장하는 등 미국과 대결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반복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또 아르헨티나에 이어 인도네시아가 자국 통화 약세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고, 홍콩과 인도 등은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등 터키 불안이 다른 신흥국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도 투자 심리를 억눌렀다.

달러-리라 환율이 장중 한때 6리라 선도 하회하는 등 터키 리라화의 급격한 약세 현상이 다소 진정됐지만, 미국과의 충돌이 지속하는 데 따른 불안은 오히려 커졌다.

리라화 약세가 제한된 점은 터키 당국의 거래 규제 때문이란 평가도 나온다.

터키 은행규제감독기구(BDDK)는 이날 터키 은행과 외국인의 스와프, 스와프 유사 거래를 은행 지분의 25%까지로 제한했다. 지난 13일 거래 한도를 지분 50%까지 제한한 데 이어 이틀 만에 절반 수준으로 다시 줄인 셈이다.

은행권의 스와프 거래 한도를 제한하면 외환시장에서 리라화에 대한 역외시장 공매도 세력이 위축된다.

개장전 거래에서는 메이시스가 시장 예상보다 많은 순이익을 보고했지만, 매출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점이 부각되면서 5%가량 급락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지만, 터키발 불안은 잠재우지는 못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7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5% 늘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

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1% 증가였다. 전년 대비로는 6.4% 상승했다. 탄탄한 미국 내 소비 증가 추세가 확인됐다.

미 노동부는 2분기 비농업 생산성 예비치가 전 분기 대비 연율 2.9%(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밝혔다. 2분기 상승률은 3년여 동안 가장 높다. 시장의 기대치는 2.4% 상승이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하는 8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도 전월의 22.6에서 25.6으로 상승했다. 시장 전망치는 20.0이었다.

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7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0.1%(계절 조정치) 늘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 전망치 0.3% 증가에 못 미쳤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터키가 시장의 불안이 진정되기 위해서는 더 근본적인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의 페드로 마틴스 전략가는 "터키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비중 축소)을 재검토하기 위해서는 5~10% 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 은행에 대한 재정적 지원 및 자본 확충 약속, 부실 채권 정리, 취약 산업에 대한 재정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큰 폭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1.04% 하락했다.

국제유가도 하락했다. 9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48% 내린 66.05달러에, 브렌트유는 1.28% 하락한 71.51달러에 움직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6.0%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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