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우성문 통신원 = 월가 은행들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세계 금융위기 이후 금융 시장 안정을 위해 도입한 '볼커룰' 규제 개정안과 관련해 불만을 내비쳤다고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주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웰스파고와 다른 6개 월가 은행을 대표하는 변호사단은 연준에 볼커룰 개정안에 대한 불만을 내비쳤다.

이들은 볼커룰 2.0으로 불리는 볼커룰 개정안이 오히려 법 준수를 더욱 복잡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대형 은행들을 대변하는 뱅크 폴리시 인스티튜트의 그레그 로잔스키 부회장은 "볼커룰 2.0이 볼커룰 1.0보다 더 선호할만한 측면을 찾아볼 수 없다"면서 "이는 학자금 대출과 신용카드, 자동차 대출 등의 가격 부담을 높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볼커룰은 은행들이 자기자본을 활용한 투기성 거래를 하는 것을 막는 법으로 금융위기 이후 지난 2013년 제정됐다.

이번 정부의 개정안은 투기성 거래에 대한 조건을 낮춰 은행들이 거래를 더 쉽게 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볼커룰 1.0에는 거래 목적을 입증하지 못한 60일 이내의 단기거래 포지션은 자기자본 거래로 가정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와 관련해 연준은 은행의 대차대조표에 있는 자산 중 어떤 자산이 자기자본 거래로 가정되는지 더 분명한 선을 정하기 위해 논의했다.

규제당국자들은 60일 이내라는 조건 대신 90일 이상 거래되는 자산 중 '매도 가능한 증권'의 거래 규모가 2천500만 달러를 넘는다면 은행은 이것이 자기자본 거래가 아니라는 증거를 제출해야 하는 것으로 내용을 수정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은행들은 매도 가능한 증권의 범위가 투자등급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 너무 광범위하므로 이를 제한하는 것은 시장의 발목을 붙잡는 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개정안은 자산 10억 달러 미만의 작은 규모의 은행들 부담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WSJ은 아직 볼커룰 개정안이 초기 수정 단계이기 때문에 여러 조언을 들은 후 내용이 수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랜드 퀄스 연준 금융 감독 담당 부의장은 지난 5월 연준은 수정안에 변화를 주는 것에 열려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이 수정안은 볼커룰은 단순화하려는 우리의 최선의 첫 노력을 나타내준다"면서 "우리는 다른 이들의 코멘트들을 상세히 듣고 최종안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콜롬비아 법대 캐서린 저지 교수는 "볼커룰은 매우 복잡해 간단하게 고칠 방법이 없다"면서 "아마 은행들은 규제당국자들보다 자신들이 무엇을 하는지 더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연준과 은행들은 모두 답변을 거절했다.

sm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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