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이머징시장의 위기 확산 공포에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5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4.1bp 내린 2.852%를 기록했다. 지난달 19일 이후 가장 낮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2.9bp 하락한 2.604%를 나타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5bp 떨어진 3.024%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6.0bp에서 이날 24.8bp로 축소됐다. 장기물 국채수익률이 더 많이 내리면서 수익률 격차는 2007년 이후 가장 좁혀졌다.

수익률 곡선 평탄화는 투자자들이 중앙은행의 추가 긴축이나 경제 성장 약화를 우려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중국과 유럽, 미국 등 주요 주가지수가 하락하고 상품 가격이 급락하는 등 위험회피 심리가 다시 짙어졌다.

아르헨티나에 이어 인도네시아도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인도와 홍콩 중앙은행은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등 터키 외환위기로 이머징국가들이 잇따라 긴급 조치에 나서 위기감은 고조됐다.

미국과 터키의 관계는 더욱 나빠졌다.

터키는 미국 상품에 관세를 올려 미국의 2배 관세 부과 방침에 보복 관세로 맞섰다.

미국과 최악의 불화 원인인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의 석방이 터키 법원에서 재차 거부됐다.

터키는 러시아와 이란 등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등 반미 공조를 강화했다.

터키와 미국의 긴장은 커졌지만, 최악의 흐름을 보였던 터키 리라화는 매도세가 잦아들며 이틀째 반등했다.

MUFG의 크리스 루프키 경제학자는 "통화가 약해지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힘들어지고, 정부와 통화 정책당국은 시장과 기업의 신뢰를 되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강했지만, 오히려 국채 값은 추가 상승했다.

7월 소매판매는 시장 예상보다 큰 폭 증가하며 탄탄한 소비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 2분기 미국의 비농업부문 노동 생산성은 2.9% 상승해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역의 제조업 활동 역시 25.6으로 상승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오마이어 샤리프 경제학자는 "7월 소매판매가 2분기 강세가 3분기 초반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힌트를 줬다"며 "2분기 생산성은 강했지만, 일시적인 것이며 지속적인 확대 신호는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BMO캐피탈의 전략가들은 "미국의 강한 펀더멘털은 이날 시장을 움직이는 요인이 아니었다"며 "터키와 상품가격, 위안화와 위험자산의 추가 하락 위험이 얼마나 되는지에 집중해 미 국채 매수를 줄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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