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러브(러시아·브라질)' '라탐(LATAM, 중남미)' 등 저금리 대안으로 증권사들이 추천하던 인기 투자처가 환리스크에 직면했다.

터키발 환율 충격에 러시아 루블화와 브라질 헤알화, 멕시코 페소, 남아프리카 랜드화 등 취약 신흥국 환율도 덩달아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환손실을 넘는 투자 수익을 기대하기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16일 증권정보포탈 세이브로에 따르면 유로시장, 미국, 일본, 홍콩, 중국을 제외한 기타시장에 투자한 주식 외화증권 보관잔액은 2018년 9억7천만달러대로 2016년 3억 달러대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터키 주식, 채권 투자는 예탁결제원에서 집계한 정확한 수치가 없다.

러시아 주식 보관잔액 역시 없으며, 러시아 채권 보관금액은 8월 10일 기준 1천999만달러 수준이었다.

예탁결제원이 파악한 2018년 멕시코 주식투자 관련 외화증권 보관잔액은 4.02달러에 그쳤다.

멕시코 채권 투자 금액은 없었다.

브라질은 증시에 직접 투자한 금액도 없다. 브라질 채권투자 보관잔액은 올해 7억6천만달러에 육박했다.

브라질 채권 투자는 지난해 9억2767만달러를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줄었지만 적지 않은 수준이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홍콩주식 보관잔액이 15억달러대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 주식은 3억9천만달러대로 두번째로 많았다. 인도네시아 주식투자는 3천97만달러, 필리핀 주식은 660만달러, 대만증시는 338만달러대였고, 태국 증시는 20만달러 정도였다.

베트남 채권 투자잔액은 없었고, 인도네시아 채권잔액이 올해 8천463만달러대였다.

아프리카,중동 지역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외화증권 보관잔액이 189만달러대, 아랍에미리트보관잔액이 1천539달러 수준이었다. 이들 국가의 채권투자 잔액은 없었다.

신흥국 투자가 증가한 것은 증권사들이 해외 투자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분산된 영향이 컸다.

국내 저금리 기조와 증시 부진에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해외증시가 각광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신흥국에 대한 투자는 터키에서 시작된 환율 공포에 고스란히 노출돼 환손실이 불가피하다.

미국의 터키, 러시아 제재가 이어질 경우 이들 국가의 환율이 진정되기는 쉽지 않다.

연합인포맥스 재정환율 계산기(화면번호 6431)로 8월 저점 기준 하락폭을 보면 원화기준 터키리라 환율은 8월들어 보름만에 30% 가까이 급락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역시 원화기준 환율이 13.3% 급락했다.

8월들어 러시아루블화는 8%대 급락했다. 멕시코 페소화는 8월중 조금 올랐다 지난 8일 이후 3.2% 떨어졌다. 브라질 헤알화도 8월중 2% 이상 하락했다.

전일 터키 중앙은행이 리라화 유동성 관리를 위해 은행에 필요한 모든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 취약 신흥국 통화 약세는 한차례 숨을 돌렸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주식이나 채권 투자로 얻는 수익률이 환손실을 넘어서지 못하면 마이너스다.

당분간 취약 신흥국 통화 약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언급했다.

최보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터키발 우려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만큼 달러 강세 흐름에 따른 신흥국 통화약세는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며 "러시아, 이란과 같이 미국 제재를 받는 국가는 단기적으로 영향이 클 수 있고, 이들 국가는 펀더멘털보다 해당국가들의 관계 개선에 환율, 증시가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무역갈등보다 환율, 금리에 초점이 맞춰지는 시기에는 취약 신흥국으로 구분되는 터키, 아르헨티나가 단기적으로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대외 민감도가 높은 인도네시아, 재정적자 확대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브라질도 환율 변동성에 민감한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와 내년에 걸쳐 주요 신흥국의 선거가 예정돼 있는 점 역시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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