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외환(FX) 스와프 포인트가 안정적으로 흐르면서 시장참가자들의 포지션 플레이가 꿈틀대고 있다.

수년째 비정상적으로 눌렸던 단기 영역이 정상화되기 시작하면서, 1개월물을 롤오버(차환)하며 3개월 이상 영역 포지션을 끌고 가는 캐리 전략이 인기를 끌 조짐이다.

16일 외화자금시장에 따르면 1개월 스와프 포인트는 6월 하순부터 약 한 달 반 동안 대체로 마이너스(-) 0.80원에서 -0.60원의 좁은 범위에서 등락 중이다.

분기 말을 거치면서도 스와프 시장에 달러 유동성이 부족하거나 보험사 등의 헤지 수요가 몰려나오지 않았다.

달러 유동성을 보여주는 스와프 베이시스도 7월부터 점진적으로 역전 폭이 줄어들어 자금시장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타 영역보다 1개월물에 환 헤지 수요가 몰리는 와중에 월말 및 분기마다 충격이 있었던 1∼2년 사이의 분위기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는 그동안 1개월물 중심으로 대규모 롤오버를 단행했던 국민연금의 환 헤지 수요가 최근 들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올해까지 해외 투자 채권 전부에 100% 환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적어도 2015년까지만 해도 스와프 시장에 꾸준했던 캐리 전략이 부활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캐리 전략은 단순하지만, 가격 변동성이 크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롤오버 시기를 비롯해 시가평가(Mark to Market) 과정에서 손실이 생기는 경우가 많지 않아야 한다는 얘기다.

예컨대, 1개월물을 팔고 1년물을 사는 셀앤드바이(sell&buy)를 할 경우에는 1개월물(-0.60원)을 12회 롤오버(-7.20원)하는 편이 1년물(-16.40원)에 비해 크게 유리하다.

그러나 분기 말에 일시적으로 1개월물이 -1.5원 이상 빠진다거나 꾸준히 스와프 포인트가 밀린다면 손실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몇 년 동안 스와프 시장에 캐리 전략이 자취를 감춘 것도 이런 이유였다.

A 외국계 은행의 한 스와프 딜러는 "약 2년 만에 캐리의 시대가 돌아왔다"며 "시가평가에서 조금 손해가 생겨도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만큼의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B 시중은행 스와프 딜러는 "최근에 3개월물이 저평가됐을 때 1월·3월, 2월·3월을 묶어서 셀앤드바이를 깔아놓고서 수익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만기까지 캐리하는 경우에는 중간에 손실이 생기기 때문에 방향까지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C 시중은행 스와프 딜러는 "최근에는 재정거래가 계속 나오고 있으면서 레벨이 오르다 보니, 에셋스와프도 꾸준하다"며 "많이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 딜러는 "스와프가 급락하는 경우에 대한 시장의 내성이 길러졌다"며 "셀앤드바이 하기에는 1∼3개월물이 좋다"고 말했다.

dd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