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올해 상반기 대형 5개 증권사에서 5억원 이상의 고액연봉을 받은 차·부장급 직원들은 두 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에서는 최고경영자(CEO) 등 임원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연봉을 받는 직원들의 비율이 더 높았다.

16일 각 증권사들이 공시한 반기보고서를 보면 한국투자증권 투자공학부의 A 차장은 올해 상반기 22억2천998만원을 받았다.

급여는 약 1억1천120만원이었고, 상여금으로 21억1천870여만원을 받으며 소득이 급격히 뛰었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해당 차장은 주가연계증권(ELS·DLS) 헤지 운용을 담당하는 직원으로, 좋은 성과를 거둬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의 B 영업지점장은 올 상반기 6억7천800만원을 받았다.

그의 급여는 3천200만원에 불과했지만, 상여금이 6억4천만원에 달했다. 기타 복리후생에 해당하는 600만원도 포함됐다.

미래에셋대우, KB증권, NH투자증권에서는 임원이 아닌 차·부장급의 직원이 올 상반기 5억원 이상 급여를 받은 경우는 없었다.

중형사 중에서는 신한금융투자의 C 과장이 8억3천800만원을 받아 CEO 등 임원들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았다.

그의 기본 급여는 6천900만원이었지만, 상여금으로 7억6천700만원을 벌었다. 기타 복리후생비로 200만원을 받았다.

그는 자기자본을 활용한 투자운용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교보증권의 D 부장은 7억5천881만원을 받았다.

본사 영업부서에서 근무하는 그의 기본급은 5천300만원이었지만, 성과급으로 6억8천600만원을 받았다. 기타 복리후생비로 받은 1천900만원도 포함됐다.

메리츠종금증권,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에는 임원 외 직원 중 상반기에 5억원 이상을 받은 이는 없었다.

한편, 소형 증권사에서는 5억원 이상 고액 연봉자가 조금 더 많았다.

한화증권의 E 부장은 올 상반기에 8억3천800만원을 벌었다.

급여는 6천810만원이었으나 상여금으로 7억6천940만원을 벌었다. 기타 복리후생비로 900만원을 받았다.

유안타증권에는 차장급 직원 2명이 고액 연봉을 받았다.

F와 G 차장이 올 상반기 각각 6억9천300만원, 6억8천200만원을 받았다.

이들은 채권 중개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KTB투자증권의 H 과장도 올 상반기 7억2천200만원을 벌었다.

급여는 3천만원에 불과했지만, 상여금으로 6억9천200만원을 받았다.

반기보고서에서 보수가 5억원 이상인 등기임원이 아닌 일반 임원과 직원들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시 대상은 개인별 보수가 5억원 이상인 임직원 상위 5명으로, 기존에는 등기이사와 사외이사, 감사 등 회사 경영진에 한정해 보수가 5억원 이상일 때만 공개했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성과가 좋은 직원은 그만큼 더 많은 보수를 주는 것이 증권사 문화"라며 "차·부장급 직원들이 임원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 것은 이런 성과주의 문화를 제일 잘 보여주는 예"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보수를 많이 받는다고 하더라도 등기임원이 아닌 일반 직원들의 명단과 연봉까지 공개한 것은 가혹하다"며 "앞으로 계속 영업을 해야 할 직원들인데 고액연봉자라는 편견이 생겨버리니 개인적으로 부담될 것"이라고 말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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