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집값을 잡기 위한 각종 대책이 쏟아냈으나 최근 비수기에도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규제 국면에서도 집값 상승세가 가파르자 대도시 주요 생활권으로 진입하려는 수요가 가속하는 모습이다.

16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2014년 입주) 전용 59㎡의 상위평균가 시세는 10억6천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2천500만원이 올랐다. 작년 같은 달에 7억9천만원을 기록했으니 1년 새 30% 이상 급등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2009년 입주)의 같은 전용면적 상위평균가 시세는 이달에 17억7천500만원이다. 현재 매물은 최고 20억원에 나와 있다. 이 아파트는 1년간 20% 이상 가격이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국토교통부 장관이 공석인 상태에서 6·19 부동산 대책을 내놨고 뒤이어 투기과열지정을 포함한 8·2 대책까지 발표했다. 발표 이후 주춤하던 집값 상승세는 연초에 불붙었다가 비수기인 최근에 다시 살아나는 상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취임식 때 작년 5월 주택매매 통계를 파워포인트(PPT) 프레젠테이션으로 선보이며 무주택자와 1주택자는 작년 같은 달보다 주택 거래가 줄었지만, 5주택자는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또 5주택자가 강남 4구에서 주택 거래를 53% 늘렸고, 용산 67%, 은평 95%, 마포 67%에서도 확대해 이들을 잡으면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주택자에 더 많은 부담을 지우고자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개편안까지 나왔지만, 시장은 불확실성을 털어냈다는 듯 가격 상승세를 재개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거주요건이 좋은 대도시에 규제를 집중하니 다주택자가 지방을 정리하고 이들 지역에 몰렸다"며 "규제 대상이 오히려 집값이 뛰면서 무주택자의 불안감이 수요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난 5월 이후 전월까지 한국감정원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로 본 전국 아파트값은 평균 0.91%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은 8.53% 치솟았고 세종 4.76%, 대구 2.73%, 광주 1.91%, 인천 1.22% 등 대도시가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비수기일 뿐만 아니라 경제 흐름이 바뀌는 상황에서 부동산만 고공행진 하는 점도 수요자들에게 불편한 부분이다. 작년 5월 코스피 지수는 월평균 2천340선을 넘겼지만, 지금은 2천220선을 내줄 처지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69%에서 2.08%로 올라 가치가 모두 떨어졌다.

작년 5월 대비 올해 7월의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8.0에서 101.0으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향후경기전망CSI는 111에서 87로 위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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