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터키의 금융시장 불안이 정치적 이유로 촉발됐지만, 그 이면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이유라는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 달러 랠리가 신흥국에 도미노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들어 달러화가 랠리를 보이면서 신흥국 통화들이 타격을 입었다며 하지만 달러화가 앞으로 더 빠르게 상승할 경우 신흥국 통화에 도미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앨런 러스킨 도이체방크 매크로 전략가는 "달러화는 현재 경기장에서 '약자를 지배하는 선수(flat-track bully)'라며 "만나는 모든 취약한 통화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달러지수 기준으로 달러화는 5.5% 이상 올랐다. 특히 최근 들어 리라화 가치 폭락으로 달러화 랠리는 가속화됐다.

맥쿼리의 빅토르 쉬베츠와 페리 영 전략가는 만약 터키가 자본통제 조치를 도입하고 외화 부채의 일부를 상환하지 못한다면 달러화가 빠르게 절상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유동성 감소와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의 부진 등이 결합해 이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터키 상황이 이를 더욱 가속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달러화 가치의 빠른 절상은 외화 부채가 많은 신흥국 국가들을 취약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

이 때문에 남아프리카 랜드화나 인도 루피화 등은 이미 전이 위험에 타격을 입고 있다.

쉬베츠와 영 전략가는 "외환은 너무 복잡해 예상하기가 어렵다"라면서도 "그러나 달러가 잘못된 위치에 놓이면 이는 치명적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마치 트리핀의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트리핀의 딜레마는 달러화를 기축통화로 하는 현 금융시스템의 모순을 가리키는 말로 미국이 국제거래에서 달러 유동성을 제공하면 미국은 무역적자에, 다른 나라들은 무역흑자에 시달리게 돼 달러 가치는 하락하게 되고 이는 기축 통화로서의 국제적 신용도를 떨어뜨리게 되는 상황을 일컫는다.

쉬베츠와 영은 "이는 기축 통화를 발행하는 국가만의 문제만이 아니라 전 세계 나머지 국가들의 주요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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