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17일 달러-원 환율은 1,120원대에서 출발해 1,130원대로 상승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지션 자체가 롱(매수)으로 대거 쏠려있지 않음에도, 많은 시장참가자에게서 달러-원 환율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엿보인다.

터키 발(發) 금융불안 이슈와 무역분쟁 문제가 쉽게 가라앉을 가능성이 크지 않고, 국내 펀더멘털도 더 좋아지기 힘들다고 한다.

오버 슈팅 상태였던 터키 리라화가 약간 진정되면서 여타 취약신흥국 통화도 안정화했지만, 사태가 해소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대체적인 판단이다.

달러-원이 밀릴 때마다 저점 인식 성 매수세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통계청은 7월 신규 취업자가 2000년 1월 이후 최소인 5천 명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8월 기준 금리 인상에 상당히 큰 난관에 봉착할 소지가 생겼다.

전일 오전 달러화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재개 소식에 역외 위안화(CNH)를 따라 급하게 하락했다.

1,135원에서 1,130원 선으로 밀리고서는 1차로 짧은 롱 포지션이 쌓였다.

그러나 달러-위안이 더 하락하자 1차 롱 포지션이 정리됐고, 이는 달러-원을 1,128∼1,129원까지 내리게 했다.

정체된 1,128원대에서는 2차 롱 포지션이 만들어졌으나, 이 역시 롱스톱으로 이어지면서 1,127.30원까지 환율을 끌어내렸다.

시장에 전반적인 롱심리가 우위에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은 현물환율 기준으로 1,127원대에 마지막 호가가 나왔다.

1,120원대 중반은 달러를 저점 매수하기에 괜찮은 레벨일까.

뉴욕시장에서 달러-위안(CNH) 환율은 6.9위안에서 6.86위안대로 더 내려왔다.

무역협상 소식을 계기로 삼아, 7위안을 앞둔 레벨 부담이 아래쪽으로 분출됐다.

오는 22∼23일 미국에서 열리는 미·중 무역협상은 왕셔우원(王受文) 상무부 부부장과 데이비드 말파스 미국 재무차관 중심으로 이뤄진다.

지난 5∼6월 세 차례의 무역협상에 성과가 없었던 것을 고려해, 실무 중심으로 격(格)을 한 단계 낮추었다.

앞서 무역협상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이끌었다.

'빅딜'로 통 크게 합의점을 도출하기보다는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상호 이해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달러-위안이 쉽게 오르거나, 빠르게 하락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으로 이어지게 된다.

반면, 터키 금융불안은 위험자산회피(리스크 오프) 분위기를 꾸준히 자극하고 있다.

터키 리라 등 취약신흥국의 통화 가치가 더는 약세로 가고 있지 않지만, 글로벌 달러가 여전히 강세로 반응하는 흐름이다.

스티믄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터키가 구금된 미국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를 석방하지 않으면 추가로 제재를 내놓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우리 경제는 어느 때보다 좋다"면서 "전에 없이 드물게, 우리의 소중한 달러로 돈이 몰리고 있다"고 했다.

마치 달러 강세를 옹호하는 듯한 뉘앙스다. 구두개입 성격이라기보다 미국 경제의 탄탄함을 표현하는 성격인 것 같다.

이런 분위기를 참고하면, 국제금융시장은 당분간 눈치 없이 달러 강세에 베팅할 수도 있다.

베라트 알바이라크 터키 재무장관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자본통제 조치 계획이 없고, 재정 긴축을 확실히 유지하겠다고 했다. 인플레이션 문제도 최우선 순위라고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 없다는 점도 재차 확인했다.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 방어를 위해 은행의 역외 위안화 대출을 억제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오전 10시 30부 경에는 필립 로우 호주중앙은행(RBA) 총재 의회 증언이 예정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1.53%)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0.71%), 나스닥 지수(0.32%)는 모두 상승했다.

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일 현물환 종가 대비 2.75원 내린 수준인 1,126.75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거래는 1,123.50∼1,129.50원에서 이뤄졌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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