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신한금융그룹이 ING생명을 인수하더라도 신한생명과 합병하지 않고 사명을 유지한 채 투트랙 전략으로 운용할 예정이다.

17일 투자은행(IB)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MBK파트너스의 ING생명 지분 59.15%를 2조3천억 원가량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가격 협상을 마무리 지으며 신한금융은 향후 ING생명 운영방식에 대해서도 조율하고 있다.

ING생명은 올해 말 'ING' 상표권 만료를 앞두고 있어 내달 사명을 오렌지라이프'로 변경할 예정이다. 새로운 브랜드 변경 작업에 약 250억 원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그러나 신한금융은 새로운 사명보다는 상표권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기존의 ING생명 브랜드를 유지하길 원하고 있다. ING생명이 고객에게 더 친숙하고 신뢰감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한금융은 기존 계열사인 신한생명과 ING생명의 합병도 당분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질적인 두 조직을 단기간에 합병하는 것보다 물리적인 조직 병합 과정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중국 안방보험이 2015년 동양생명을, 2016년에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했지만, 합병하지 않고 각자 경영체계를 유지한 사례가 있다. 당시 알리안츠생명 노사가 단체협약을 통해 3년 고용보장을 약속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안방보험은 대신 알리안츠생명 사명을 지난해 ABL생명으로 바꿨다.

신한금융도 MBK파트너스와 직원 고용승계 등 세부조항을 최종 조율하는 만큼 합병보다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합병 사전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3월 PCA생명을 합병한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변액보험에 중점을 두는 등 상품 포트폴리오가 비슷해 합병 작업이 빨리 이뤄질 수 있었다"며 "신한생명과 ING생명은 인적 구성과 성격 등이 달라 바로 합치기보다는 길게는 2년 정도 시간을 두고 합병 작업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금융이 ING생명(총자산 31조4천339억 원)을 인수하면서 기존 신한생명(30조2천724억 원)과 합쳐 총자산이 60조 원을 넘어서게 돼 생명보험업계 5위로 도약할 수 있게 됐다.

yg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