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정부의 은산분리 완화 방침으로 인터넷은행에 대한 규제 완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카카오뱅크의 신용카드업 진출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아직 카카오뱅크는 구체적인 사업 확장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자본금 확대는 신사업 진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카드업계에서는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7일 금융권과 국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다음 주 중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인터넷 전문은행 은산분리 완화 관련 법안 심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여야 5당 원내대표들과의 오찬에서 "은산분리는 돼야 한다"며 "은행법 개정이 아니라 인터넷 전문은행 특례법으로 간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를 위한 은산분리 완화 논의는 대통령이 직접 규제 완화 필요성을 시사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따라서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지분보유 한도가 현행 최대 10%에서 34%나 50%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인터넷은행의 자본 조달이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은 은산분리가 완화되면 카카오뱅크의 자본금이 확대되면서 신용카드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규제 완화에 따라 카카오뱅크는 추가적인 자본금 확대로 카드사업 진출, 부동산 대출 강화 등 다양한 금융상품 상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카드업계에서 카카오뱅크가 신용카드업 진출을 결정하면 수수료 인하 등 악재가 많은 상황에서 카드사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최근 카드수수료 인하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QR코드를 기반으로 한 카카오페이를 핵심 서비스로 제공하면서 간편결제와 신용카드 두 가지 플랫폼의 장점을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출범 1년 만에 고객 수는 663만 명을 돌파했고 7월 말 기준 여신 7조 원, 체크카드 신청 건수도 5백만 건을 넘어섰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현재 투자 대비 수익이나 현재 기술 면에서 아직 신용카드 진출이 적절치 않다며 신용카드 사업을 일단 보류한 상태다.

윤호영 공동대표는 카카오뱅크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체크카드에 대한 반응이 좋아 신용카드를 새롭게 출시하기보단 기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현재는 카카오뱅크의 체크카드를 각종 페이 서비스와 연계해 불편함 없이 쓰도록 하는 게 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실제 현재 신용카드사들은 정부의 수수료 인하 압박으로 수익률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고 신용카드업의 특성상 대면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카드 모집인 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카카오뱅크가 신용카드 사업에 진출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모두 9천669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1.9% 감소했다.

신용카드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체크카드가 큰 인기를 끈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결제 규모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신용카드사들의 실적이 악화하고 있는 것도 카카오 뱅크의 신규 사업 진출에 부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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