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터키 발(發) 금융불안이 가속화된 상황에서도 국내 주식형펀드에 자금이 꾸준히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과도한 저평가 국면에 들어섰고, 터키 익스포저 중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에도 미치지 못해 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일주일간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은 순유출됐다.

하지만 이후 일주일간 352억원이 다시 유입됐다. 전일 하루에만 1천925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코스피가 장중 2,218.09를 기록하며 연중 최저점까지 떨어졌지만, 과도한 저평가 국면이라는 해석에 국내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날(MSCI) 코리아 지수의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3배로, 1배를 밑돌고 있다.

PBR 1배가 깨졌다는 것은 지수가 장부가만큼의 가치도 평가받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 세계 평균 PBR인 2.12배, 미국 3.12배, 중국 1.49배 등과 비교하면 저평가가 과도하게 진행된 상태다.

과거 10년간 월말 지수값 기준, 코스피 포워드 PBR이 0.90배 수준이었던 케이스는 2008년 10월과 11월, 2009년 2월, 2016년 1월과 6월, 11월 등 총 6번뿐이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6번의 시점에서 코스피에 투자했다면, 이후 3개월간의 투자수익률은 최대 31.3%, 최소 -1.2%, 평균 8.0%에 달했다"며 "BLASH(Buy Low And Sell High)라고 하는 오랜 주식 격언을 상기해볼 타이밍"이라고 진단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도 "PBR 1배 이하로 저평가된 국내 증시는 하락할수록 하방 경직성이 생기고 투자가치가 높아진다"며 "단순히 투매에 동참하기보다는 좋은 기업과 펀드를 선택해 투자처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터키와 한국 간 경제 영향력이 크지 않은 점도 지수 저점이란 해석에 무게를 싣는다.

올해 1분기 국내 금융권 대외 익스포저 중 터키 익스포저가 차지하는 비중은 0.5% 수준이다.

대외 익스포저란 특정 국가가 부도로 지급 불능 상태일 경우 금융회사가 입는 피해액의 총액으로 외화 유가증권 투자, 외화대출 등이 포함된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터키 익스포저 중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며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화부채 비중이 41%로, 신흥국 대비 대외건전성이 높아 상대적으로 안전지대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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