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레드코어, 대대적 홍보로 2억5천만 위안 차입

中 네티즌들 "구글 크롬 코드 베꼈다"..CEO "인정하지만, 관행" 주장

글로벌타임스 "中 `IT 선진국' 요원하다는 점 재확인"



(서울=연합인포맥스) 선재규 기자= 중국의 독자적 브라우저를 개발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해 막대한 투자금을 끌어들인 스타트업이 실상은 구글 크롬 브라우저 코드를 베낀 것으로 드러나 중국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문제의 스타트업인 레드코어 공동 창업자 천번펑 최고경영자(CEO)는 16일 오후 회견에서 "크롬 브라우저 엔진 위에 세웠음을 부인하지는 않는다"고 인정했다.

천은 그러나 "웹 브라우저가 매우 오래된 기술"이라면서 "스크래치로부터 코드를 쓰는 작업에 몇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드로이드도 리눅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지만, 오늘날 누구도 안드로이드나 구글의 혁신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천은 이어 "구글과 애플이 모두 코드의 첫 라인을 쓰지는 않았지만, 바퀴의 다른 모습을 만들어 내 IT 산업을 주도하고 있음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자에서 레드코어가 '100% 중국 기술로 브라우저를 개발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 2억5천만 위안(약 410억 원)을 갓 끌어모았음을 상기시켰다.

이 때문에 비판적인 중국 네티즌들이 '사기'라고 공격하면서, 차제에 중국 당국이 부각시켜온 'IT 선진국'의 실체도 해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와중에 레드코어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문제의 브라우저가 사라졌다고 SCMP는 전했다.

이에 대해 천은 회사가 일부러 내린 것이 아니라, 다운로드 요청이 과다하게 걸려 다운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디렉토리에서 크롬 코드 흔적이 드러난 후 레드코어가 웹사이트에서 브라우저 다운로드를 삭제한 것이란 지적이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레드코어를 함께 창업한 가오징은 "회사 기술팀이 점검을 위한 긴급 플랜을 운영하면서 설치 파일을 삭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차이나뉴스닷컴이 16일 보도했다.

레드코어 투자자들도 천의 해명을 옹호하고 나섰다.

익명을 요청한 주요 투자자는 글로벌타임스 16일 자 회견에서 외국 브라우저 커넬 소스 코드를 기반으로 혁신하는 것이 IT 업계의 `정상적인 관행'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레드코어 브라우저가 완벽하게 자체 통제되고, 중국 내의 다른 제품에 비해 진전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레드코어가 자사 제품을 과장 광고했다는 점"이라면서 "언젠가는 레드코어가 완전히 등록할 수 있는 (자체) 커넬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SCMP는 천도 사안이 결코 간단치 않은 점을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천은 "이번 사태에 레드코어의 사활이 걸린 점을 안다"면서 "분명하게 하지 않으면 회사에 내일은 없다"고 강조했다.그는 과장 광고 지적에 대해서도 "다시는 그런 식으로 프로모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IT 뉴스 사이트 CC타임스닷컴의 샹리강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타임스에 중국이 커넬이나 반도체 등 고급 IT 제품 기술의 대외 의존을 줄이는 데 부심해왔음을 상기시켰다.

샹은 "이번 사태는 중국의 갈 길이 여전히 멀다는 점을 거듭 확인한 것"이라면서 "스타트업 차입에 대한 감시와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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