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채 3년물 금리가 1%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터키발 신흥국 불안, 외국인의 국내 채권 매수세, 국내 경기 둔화 우려 등 금리 하락 요인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 수익률 종합(화면번호 4511)에 따르면 지난 16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050%로 1%대 금리와의 격차는 5bp가량에 그친다.

3년물 금리가 1%대로 하락한다면 이는 종가기준 2017년 10월 18일 이후 처음이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3년물이 1%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가 계속 나온다"며 "그렇게 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가 상승할 수 있는 환경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터키발 신흥국 불안은 글로벌 금리를 끌어내리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국가별 정부채 금리(화면번호 6543)에 따르면 최근 2주간 한국과 미국 등 주요국의 장기금리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외국인의 채권 매수세도 멈추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7월 국내 채권을 1조4천380억 원 순 투자 했고, 국내 채권 보유규모는 112조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터키발 금융불안이 신흥국의 통화 불안으로 확산하고, 환율리스크 우려가 크레딧 리스크로 확대하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인이 강한 매수세를 나타내는데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1%대는 어렵지 않은 레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시중 금리 하락을 제한하는 사실상 유일한 요인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른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9월에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없어서 8월에 한은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며 "국채 3년물 금리가 1%대로 넘어가려는 시도는 하겠지만 쉽게 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경기의 둔화는 한은의 금리 인상 전망을 약화한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신규취업자가 5천 명 증가에 그쳐 2010년 1월 이후 최악을 나타냈다.

한은의 금리 인상 명분이 약해진 셈이다.

한은이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진다면 3년 국채 금리의 1%대 진입은 시간 문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까지 인상을 하지 않고 동결로 가면 사실상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고 봐야한다"며 "동결 기대가 커지면 금리는 2% 뚫고 1.9%대로 갈 것인데, 그 시점이 언제일지의 차이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년물 금리가 2%대에서 1%대로 바뀐다는 사실에 대해 시장의 심리적 저항도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심리적인 저항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이미 시장이 특정 레벨에 근거해 거래하는 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6월부터 금리 하단이 급격하게 낮아져 왔다"며 "박스권 움직임을 예상해 레벨을 짐작하는 방식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라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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