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터키의 외환 위기로 수입 원유와 천연가스 비용이 크게 증가해 터키의 또 다른 위협이 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국제 유가는 대략 6%가량 올랐지만, 터키 원유 수입업자들의 수입 원유 가격은 리라화 가치가 달러화에 폭락하면서 60% 이상 상승했다.

이날 터키 정부가 재정 손실을 메우기 위해 가솔린과 디젤에 특별소비세를 인상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터키는 지난 5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특별소비세를 인하한 바 있다.

브레드 세서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터키가 올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터키는 신흥 시장 중에서도 달러 차입이 많은 나라 중 하나며, 원유와 가스 의존도가 높은 나라 중 하나다"라며 "이는 터키가 위기에서 벗어나기가 훨씬 더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에너지는 터키 경상 적자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5.5% 수준인 경상 적자는 더욱 늘어날 위험이 있다.

터키의 높은 에너지 의존도로 최근 터키는 이란, 러시아 등 산유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ING 은행의 드리에우 팜 신흥시장 연구원은 현 위기가 "지정학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최근 터키를 방문해 터키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고, 양자 교역에서 달러를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터키는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으로 최근 미국의 이란 제재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버티면서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하고 있다.

MUFG 은행의 에산 코만 연구원은 터키의 이란 원유 수입량은 현재의 하루 17만4천 배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앞으로 미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 제재가 발효될 경우 터키 수입업자들은 원유 구매에 자금을 댈 은행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과거 터키는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때 금으로 거래한 바 있으나 이마저도 미국의 제재에 부닥친 바 있다.

터키의 에너지 수요는 글로벌 수요의 1%에 그치지만, 작년 에너지 소비가 10%가량 증가하는 등 빠르게 늘고 있어 터키의 이란산 석유 수입 여부가 글로벌 원유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터키의 원유 및 천연가스를 포함한 수입 지출액은 6월 기준 지난 1년간 2016년의 270억 달러에서 410억 달러로 크게 증가했다.



<리라화 표시 브렌트유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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