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이 이달 말 워싱턴DC에서 무역협상을 재개할 예정이지만 무역전쟁의 긴장수위를 낮추지는 못할 것이라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이 이번 회담에 대표로 보내는 왕서우원(王受文) 상무부 부부장(차관)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는 어떤 실질적 권한도 갖고 있지 않다.

이는 몇 달 전 중국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협상을 통해 미국산 제품을 더 사겠다고 제안하고서 사실상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믿었으나 그렇게 되지 못한 데 따른 중국의 곤혹스러움이 반영된 것이라고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역시 타협의 여지는 보여주지 않고 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CNBC 방송에 출연해 이번 회담을 '2등급(second-level)'이라고 표현하며 중국 정부에 경고를 날렸다.

그는 "중국은 이 싸움을 지속하고자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단호함과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미 공화당 의원들과 농민들, 그리고 트럼프 정부의 정치기반이 되는 쪽에서는 중국과의 주고받기식 무역전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무역협상에 영향력이 있는 미 관료들은 멕시코 등 다른 나라와의 협상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커들로 위원장은 같은 날 폭스뉴스를 통해 "유럽과 멕시코에 대해 특히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린제이 월터스 백악관 공보담당은 미국 정부가 "중국이 해결해야 할 특정한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적재산권과 강제기술 이전 등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전미경제연구소(AEI)의 데릭 시저스 중국 전문가는 "중요한 것은 재무부가 여기서 어떤 권한도 없다는 것이며 데이비드 말파스 차관은 어떤 권한도, 관심도, 전문지식도 없다"면서 "미국은 형식적으로 누군가를 보내는 것이다. 전에도 이랬던 적이 있다. 재무부는 무역협상을 타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IIS)의 스캇 케네디 중국 전문가는 "기껏해야 이번 회담은 체온을 재는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중국이 미국산 제품을 추가로 구입하겠다고 협상에서 밝힌 것에 대해 "왕양(汪洋)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는 당시 합의에 도달했다고 생각했지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다"면서 "중국의 최고위 관리가 미국에 가는 것은 정치적으로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류허 부총리와 므누신 장관 사이의 채널이 '격하됐다'면서 회담에서 재무부 역할을 둘러싸고 전반적으로 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감독이나 책임 측면에서 므누신 장관이 어떤 것을 회담 테이블로 가져올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매체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개입해야 해법이 나올 수 있지만, 그는 현재 멕시코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그러나 므누신 장관과 달리 대중 강경파에 속한다.

커들로 위원장은 USTR과 상무부의 차관급이 추후 회담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2천억달러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과 관련해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공청회는 오는 20일 시작될 예정이며 접수된 1천200건의 의견 중 다수가 관세를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저스 전문가는 "미국 정부가 정치적인 이유로 2천억달러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다면,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그때까지 회담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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