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앞으로 반도체 업황을 두고 주요 투자은행(IB)들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70%를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17일 연합인포맥스 반도체 시세(화면번호 6536)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올해 들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최근 들어 하락추세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 3월 12일 1,445.90을 기록하며 최고점을 찍었던 이 지수는 전일 기준으로 1,333.09까지 하락하며 8%가량 빠졌다.

반도체 현물 가격(DDR4 8GB 기준)도 지난해 10월 20일 9.70달러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같은 기간 20% 하락한 7.73달러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시각도 더욱 비판적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의 웰스파고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주요 반도체 가격의 하락을 경고했다. 웰스파고는 글로벌 D램 3위 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앞서 모건스탠리 역시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했다.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신중'으로 낮춘 모건스탠리는 향후 반도체 주가가 1년에서 1년 6개월 동안 시장 평균을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조지프 무어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경기는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경기 지표에도 경고 등이 켜졌다"고 평가했다.

외국계 투자은행들의 잇따른 경고에 글로벌 D램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곧바로 타격을 입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양호한 성적에 불구하고 주가가 급락하며 최근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전일 종가기준으로 삼성전자는 올해 고점 대비 18% 하락한 4만4250원을 나타냈다. SK하이닉스도 고점 대비로 24% 급락한 7만4천700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종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는 지난해 10월 불거진 이후 주기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도 출렁이고 있는 흐름이다.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재고 증가와 D램 가격 상승 둔화는 반도체 업황 부진의 주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향후 반도체 업황의 부진이 국내 업체들의 이익 급락으로 이어질 경우 코스피 시장 전체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반도체 업계의 수익성이 좋아졌지만 중국의 진입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밸류에이션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봤다"며 "반도체 산업의 사이클로만 보면 현재 하락세로 보이지만 장기적인 추세는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업황 주가는 고점 논란이 가중되며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과도한 우려보다는 내년 연착륙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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