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2021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국내 보험사들이 신종자본증권 또는 후순위채로 자본조달을 하는 것과 달리 삼성생명은 투자용 부동산 매각을 통해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20일 삼성생명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투자용 부동산 규모는 3조8천171억 원으로 작년 말보다 4.6% 감소했다.

올해 들어 대구 덕산빌딩과 중구 순화동에 위치한 에이스타워, 대치2빌딩을 차례로 매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하반기에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생명은 분당 서현빌딩과 안양 평촌빌딩 등 총 1천억 원 규모의 건물 매각에 나선 상황이다. 각 지역 영업의 거점이 되는 빌딩을 파는 대신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차)' 방식을 선택해 부동산 몸집을 줄이고 있다.

삼성생명은 최근 몇 년 동안 부동산 자산을 꾸준히 매각하면서 현금 유동성을 높였다. 2016년에는 태평로 본관 사옥을 부영그룹에 5천억 원대에 매각한 데 이어 종로타워, 태평로 빌딩 등 1조 원이 넘는 국내 부동산을 팔았다.

작년 6월에는 역삼동 빌딩을 계열사 삼성SRA자산운용에 2천78억 원에 매도했다.

이러한 투자용 부동산 매각을 통한 자산 유동화로 삼성생명은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10일 '2018년 2분기 경영실적 발표회(IR)'에서 국내외 부동산 매각을 통해 최대 1천500억 원 정도의 매각 차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생명은 올해 초 영국 등 국내외 부동산을 포함해 1조 원가량의 매각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웃돌고 있는 부분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생명의 올 상반기 말 RBC비율은 304.6%에 달했다. 이와 비교해 한화생명의 RBC비율은 219.7%로 지난 4월 10억 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한 바 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의 경우 하반기에 약 1천억~1천500억 원에 달하는 부동산 매각이익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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