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MG 포기 후 무어 스티븐스와 계약했으나, 시한 전 감사 마무리 난망"

홍콩 당국, 장기 거래 정지社 상장 자격 박탈 규정 이달부터 강화



(서울=연합인포맥스) 선재규 기자= 중국 7위 시멘트 회사로 18개월 전 홍콩 증시 거래가 중단된 산수이가 오는 10월 말의 거래 재개 시한을 맞추려고 안감힘을 쓰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전했다.SCMP는 이와 관련해 KPMG가 산수이의 지난해 분 회계 감사를 포기한 후 새로 계약한 무어 스티븐스 CPA가 시한까지 작업을 끝낼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홍콩 당국은 산수이의 지난해 분 회계 감사 결과가 제 때 제출되지 않으면 10월 말 시한으로 상장 폐지를 경고한 상태다. 신문은 그러나 상황이 녹록치 않다면서, KPMG가 지난달 산수이 회계 감사 포기를 밝힌 것은 무어 스티븐스 CPA 작업도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 발행분의 3.36%까지로 줄어든 유통시장 지분율을 최소 25%로 다시 끌어올리면 새 투자자를 확보해야 하는데, 그 또한 쉽지 않음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그러자면 대폭적인 주식 가치 희석이 불가피한 데 이 또한 기존 주주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홍콩 증시는 18개월 간 주식 거래가 중단된 기업에 대해 재개 여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이전보다 쉽게 상장을 폐지시킬 수 있는 새 규정을 이달부터 발효했음을 신문은 상기시켰다.

산수이 시멘트의 창장리 신임 회장은 "(새로 구성된) 이사회가 거버넌스 개선에 많은 노력을 했다"면서, 한 예로 올해 들어 약 14억 위안(2천296억 원)의 채무를 추가 상환했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부채가 지난 7월 현재 94억 위안으로 감소했다고 창은 집계했다.

창은 이어 추가 채무 상환용으로 이달에 전환사채를 발행해 2억1천만 달러(약 2천357억 원)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회생이 가능할 것으로 보느냐는 SCMP 질문에 "(시멘트) 산업 여건이 현재 탄탄하다"면서 "가격도 아직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회사 운영 수익도 매우 양호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SCMP는 시멘트 수요의 주요 가늠자인 중국 본토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이 올 상반기 6%로, 지난 1분기에 비해 1.5%포인트 떨어지는 등 업계 여건이 좋지 않다고 상반되게 분석했다.

SCMP 집계에 의하면 산수이 시멘트의 올 상반기 순익(이하 회계 감사 전 수치)은 7억1천500만 위안이다.

지난해에는 한해 기준으로 7억6천790만 위안의 순익을 낸 것으로 회사는 집계했다.

반면 2016년과 2015년의 경우 각각 7억3천830만 위안과 64억 위안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돼있다.

그러나 KPMG는 '증거 자료 부족'과 '투명성 결여' 등을 이유로 2015년과 2016년 분에 대한 회계 감사 결과에 '의견을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SCMP는 이와 관련해 산수이의 문제가 2015년 4월 시작됐다면서, 당시 홍콩에 상장된 차이나 톈루이 시멘트 모기업인 차이나 톈루이 그룹이 산수이 지분율을 불과 열흘 사이 10.5%에서 28.2%로 높여 최대 주주가 됐음을 상기시켰다.

신문은 이후 산수이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주저 앉았으며, 결국 거래가 중단됐다고 덧붙였다.

산수이는 이에 회장을 전격적으로 교체하고 새로운 투자자를 확보하기 위해 주식을 92% 할인 가격에 처분하려고 했으나 그마져 실패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설상가상으로 산수이에 대한 소송이 꼬리를 물었으며, 핵심 자산을 둘러싼 기존 주주 간 기싸움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산둥성 성도 지난의 본사 건물에 깡패들이 난입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SCMP는 무어 스티븐스 CPA가 산수이의 지난해 분 회계 감사를 내달까지 끝내며 올 상반기 분은 오는 11월 완료한다는목표이지만, 결코 여의치 않으리란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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