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부동산신탁사의 2분기 실적이 예상을 밑돌았으나 대형사에 대한 투자 관심이 적지 않다. 지방 분양시장의 침체로 저조한 실적에 그쳤으나 사업영역 확대와 자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0일 연합인포맥스 주식 현재가(화면번호 3110)를 보면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의 주가는 8·2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1년 전의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들 사업장이 많은 지방 주택시장의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고 신규 신탁사가 연내 인가될 예정이라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6월 말 기준으로 악성 재고로 인식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물량이 3년여 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2분기 초기분양률은 충남(12.0%), 경남(20.0%) 등 지방을 중심으로 저조한 모습이다.

한토신과 한자신은 차입형 토지신탁 비중이 높은 곳으로, 차입형 신탁은 미분양 물량이 많아지면 자금 회수가 어렵고 이자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미분양 증가에 취약하다.

한자신의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4.8% 감소한 389억원에 그쳤다. 상반기 누적 신규수주는 71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44.3% 감소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차입형 신탁시장이 줄어든 여파로 풀이된다.

한자신 자체 요인으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부 현장의 영업수익이 일찍 인식됐고 IFRS9이 도입되면서 대손충당금이 반영됐다.

한국투자증권 이경자 연구원은 "한자신은 그룹사인 MDM이 매입한 토지개발사업에도 신탁사로 참여할 수 있고, 현재 업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서울지역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신탁업 개방은 서울, 수도권으로 저변을 확대하려는 상위 신탁사에 긍정적인 제도 변화"라고 진단했다.

신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증권사 등이 신탁업에 진출하면 대출 등 자금 조달이 쉬워지고 한자신과 같은 상위업체가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한토신은 직원 포상금, 명예퇴직금 등 일회성 판관비가 20억원 반영되면서 2분기 영업익이 작년보다 4.4% 줄어든 442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업과 관련해 상반기 누적 신규수주는 870억원으로 작년보다 오히려 40.5% 늘었다. 전문가들은 매출로 인식되는 사업장이 늘어나면서 올해 수주가 역대 최대 규모인 2천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토신은 책임준공 관리형신탁, 재건축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내고 있고, 신규 신탁사가 진입하더라도 당장 차입형 신탁사업을 펴기 어렵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한토신이 효율적인 리스크 관리로 중하위 업체들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며 주가가 과도한 우려로 저평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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