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친환경 프로젝트 및 사업의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되는 그린본드가 급증하고 있지만 사각지대가 존재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그린본드가 신뢰성 문제에 직면했다며 그린본드의 정의가 모호해 투자 자금이 화력발전소로도 흘러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그린본드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자산으로 지난 한 해 동안 1천610억달러어치가 발행됐다.

2013년에 불과 100억달러 발행됐던 데서 엄청난 성장을 거듭한 결과다.

다만, 신문은 런던 소재 비영리기구인 기후채권이니셔티브(CBI)가 그린본드 시장을 감시하고 있다면서 모든 그린본드가 동등하게 취급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난 2년 동안 CBI는 수백 건의 그린본드 발행을 요건 미비로 판단했다. 올해 발행된 그린본드 1천142억달러어치 중 245억달러에 대해서는 그린본드가 아닌 것으로 평가했다.

CBI는 자금의 사용처가 분명치 않거나 파리 기후협정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 그린보드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론자들은 중국 등 개발도상국에서 발행되는 그린본드 중 일부가 실제로는 친환경과는 거리가 먼 '브라운본드'라고 꼬집었다.

최근 대만 국영 전력회사인 타이완 파워는 그린본드 2억7천100만달러어치를 찍었는데 CBI는 자금이 가스 및 석탄 발전소 개선에 쓰인다며 그린본드로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헤르메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앤드루 잭슨 채권 헤드는 "그린본드의 정의를 정밀하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오염 유발 기업도 쉽게 그린본드를 발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BNP파리바는 신흥국에서 발행되는 그린본드의 45%를 요건 미달로 분류했고 선진국 그린본드 중에서는 22%가 부적격이라고 밝혔다.

BNP파리바의 브라이언 카터 신흥시장 채권 투자 헤드는 "그린본드 발행 기관 중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업체들이 있어 놀랍다"면서 "10억달러를 친환경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하고 자금을 모으면 목적에 부합하게 자금을 지출해야 하는데도 이를 간과하는 기관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세계 각국에서 쏟아지는 그린본드가 각기 다른 기준에 따라 발행된다면서 비교 및 분석하는 것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연간 그린본드 발행 규모 추이>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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