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이번 주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숏스퀴즈 가능성이 제기되며 급등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5월 말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0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5.0bp 내린 2.823%를 기록했다. 5월 29일 이후 최저치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2.9bp 하락한 2.591%를 나타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4.5bp 떨어진 2.983%를 보였다. 지난달 19일 이후 가장 낮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5.3bp에서 이날 23.2bp로 축소됐다. 스프레드 축소는 경제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나타낸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시장은 이번 주 후반에 열리는 잭슨홀 미팅 대기 모드로 장 초반 조용한 흐름을 보이다 장 후반으로 갈수록 상승 폭을 키웠다.

시장에서는 터키와 베네수엘라와 같은 이머징마켓 약세로 투자자들이 미 국채로 몰리면서 미 국채에 숏베팅을 했던 투기세력이 이른바 숏스퀴즈에 들어가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국채 값이 오르면 숏 투기세력은 가격 하락에 대한 베팅을 포기하고 포지션을 급하게 커버하게 돼 가격 상승이 가팔라진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16일 10년 만기 국채선물에 대한 약세 베팅이 강세 베팅보다 69만8천개 더 많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수바드라 라자파 미국 금리 전략 대표는 "더 장기적인 곡선을 볼 때 시장 움직임이 과장됐다"며 "이날 숏스퀴즈가 있었다는 루머가 있다"고 전했다.

앞서 '신채권왕'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탈 최고경영자(CEO)가 이를 경고해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건들락은 지난주 후반 트위터에 "이번 주 10년과 30년물 미국 국채시장 숏포지션이 대폭 늘어나 둘 다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이는 상당한 스퀴즈를 초래할 수 있다"고 썼다.

노무라의 조지 곤칼브스 미국 국채 전략 대표는 "장초반 실질 투자금과 투기세력 간 줄다리기가 확실히 있었다"며 "실질 투자금은 롱을, 투기세력은 숏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10년물이 2.80~3%에 갇힌 상황에서는 어떤 쪽도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권시장은 잭슨홀 회의에 관심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회의에서는 수년간의 양적 완화 이후 금리와 위기 뒤 대차대조표 정상화를 위한 전 세계 중앙은행의 서로 다른 통화 정책적 접근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분석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언제 포트폴리오 축소를 중단할지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기대하고 있다.

과거 중앙은행들은 잭슨홀을 통해 중요한 정책 신호를 전달해왔다.

연준 제롬 파월 의장은 '변화하는 경제에서의 통화 정책'이라는 주제로 동부시간으로 오는 24일 오전 10시에 연설을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희망했던 것보다 덜 비둘기파적인 파월 의장에 대해 비판하는 등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해 연이은 비판을 내놓은 가운데 어떤 발언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킷 주케스 수석 전략가는 "미국 경제가 잘되고 미국 주식시장도 상당히 좋은 모습이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연준 의장이 정책 정상화 경로를 유지하겠다는 것 이상의 어떤 것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또 8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연준의 금리 정책에 대한 내용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애틀랜타 연은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올해 한 번 더 금리를 인상하는 게 맞다는 기존의 견해를 유지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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