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0일(미국시간) 달러화 가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정책에 대해 비판한 영향으로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이번 주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숏스퀴즈 가능성이 제기되며 급등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5월 말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가 유지되면서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기대가 지속하는 데 따라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주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달 전에도 연준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비판해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독립성 침해 논란을 낳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해서도 "그에게 동의하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이 인위적으로 위안화를 절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과의 무역논쟁을 종료하기 위한 예정된 시간 계획은 없으며, 이번 주 양국의 회담에 많은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미·중 양국은 오는 22~23일 차관급 무역회담을 연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국 협상단이 오는 11월 다자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무역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로드맵을 짤 것이라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해당 보도로 미국의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무역 정책의 해법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형성됐다.

다만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진전된 방안이 도출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양국 회담이 종료되는 23일은 160억 달러어치 상대국 제품에 대한 관세가 발효되는 날이기도 하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등 다른 무역협상 낙관론도 강화됐다.

케빈 하셋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멕시코와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고 밝혔다.

그는 멕시코와 협상이 타결되면 아직은 미온적인 캐나다와도 협상이 순조로울 수 있다는 기대도 내비쳤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미국에 대한 비판을 지속했다.

그는 이날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를 맞아 발표한 메시지에서 "테러집단, 배신자들, 음모를 이용해 터키가 자신들에게 절하도록 하려 한 사람들은 곧 터키가 포기하지 않을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환율로 터키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실수했음을 알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터키는 이날 철강 등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달러-리라 환율은 6.1달러대로 다소 상승했다.

이날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애틀랜타 연은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올해 한 번 더 금리를 인상하는 게 맞는다는 기존의 견해를 유지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9.37포인트(0.35%) 상승한 25,758.6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92포인트(0.24%) 오른 2,857.0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68포인트(0.06%) 상승한 7,821.01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이번 주 재개될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과 터키 금융시장 상황 등을 주시했다.

펩시가 32억 달러에 소다스트림을 인수키로 하고, 타이슨푸드는 키스톤푸드를 약 22억 달러에 매수한다고 발표하는 등 인수합병 소식도 증시에 활력을 제공했다.

터키 금융시장 관련해서는 불안감이 상존했다.

미국은 앤드루 브런슨 목사의 석방 이전에 터키와 다른 이슈를 논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 추가 제재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이 인위적으로 위안화를 절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당 인터뷰 발언이 장 종료 직전 전해지며 주가는 상승 폭을 다소 줄였다.

이날 종목별로는 펩시가 인수 방침을 밝힌 소다스트림 주가가 9.4% 올랐다. 나이키 주가는 파이퍼 제프리의 주가 전망 상향 등에 힘입어 3.1% 올랐고, 에스디 로더 주가도 전분기 호실적으로 3.4% 올랐다.

업종별로는 재료 분야가 0.72% 오르며 최근 강세를 이어갔다. 에너지도 0.66% 상승했다. 기술주는 0.15% 내렸다.

야디니 리서치의 에드 야디니 대표는 "무역전쟁과 관련해 '고조되고 있다'는 단어를 그만 사용해도 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3.6%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19% 하락한 12.49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5.0bp 내린 2.823%를 기록했다. 5월 29일 이후 최저치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2.9bp 하락한 2.591%를 나타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4.5bp 떨어진 2.983%를 보였다. 지난달 19일 이후 가장 낮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5.3bp에서 이날 23.2bp로 축소됐다. 스프레드 축소는 경제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나타낸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시장은 이번 주 후반에 열리는 잭슨홀 미팅 대기 모드로 장 초반 조용한 흐름을 보이다 장 후반으로 갈수록 상승 폭을 키웠다.

시장에서는 터키와 베네수엘라와 같은 이머징마켓 약세로 투자자들이 미 국채로 몰리면서 미 국채에 숏베팅을 했던 투기세력이 이른바 숏스퀴즈에 들어가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국채 값이 오르면 숏 투기세력은 가격 하락에 대한 베팅을 포기하고 포지션을 급하게 커버하게 돼 가격 상승이 가팔라진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16일 10년 만기 국채선물에 대한 약세 베팅이 강세 베팅보다 69만8천 개 더 많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수바드라 라자파 미국 금리 전략 대표는 "더 장기적인 곡선을 볼 때 시장 움직임이 과장됐다"며 "이날 숏스퀴즈가 있었다는 루머가 있다"고 전했다.

앞서 '신채권왕'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탈 최고경영자(CEO)가 이를 경고해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건들락은 지난주 후반 트위터에 "이번 주 10년과 30년물 미국 국채시장 숏포지션이 대폭 늘어나 둘 다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이는 상당한 스퀴즈를 초래할 수 있다"고 썼다.

노무라의 조지 곤칼브스 미국 국채 전략 대표는 "장 초반 실질 투자금과 투기세력 간 줄다리기가 확실히 있었다"며 "실질 투자금은 롱을, 투기세력은 숏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10년물이 2.80~3%에 갇힌 상황에서는 어떤 쪽도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권시장은 잭슨홀 회의에 관심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회의에서는 수년간의 양적 완화 이후 금리와 위기 뒤 대차대조표 정상화를 위한 전 세계 중앙은행의 서로 다른 통화 정책적 접근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분석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언제 포트폴리오 축소를 중단할지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기대하고 있다.

과거 중앙은행들은 잭슨홀을 통해 중요한 정책 신호를 전달해왔다.

연준 제롬 파월 의장은 '변화하는 경제에서의 통화 정책'이라는 주제로 동부시간으로 오는 24일 오전 10시에 연설을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희망했던 것보다 덜 비둘기파적인 파월 의장에 대해 비판하는 등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해 연이은 비판을 내놓은 가운데 어떤 발언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킷 주케스 수석 전략가는 "미국 경제가 잘되고 미국 주식시장도 상당히 좋은 모습이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연준 의장이 정책 정상화 경로를 유지하겠다는 것 이상의 어떤 것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또 8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연준의 금리 정책에 대한 내용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15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10.61엔에 비해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475달러에 움직여 전일의 1.1439달러보다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6.36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6.52엔보다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29% 하락한 95.845를 기록했다.

지난주 4주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던 달러지수는 이날 추가 하락해 96선을 내줬다.

이번 주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재개됨에 따라 무역 긴장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에 달러는 유로화에 상승하고 엔화에 하락하는 등 장 초반 혼조세를 보였다. 유로화는 터키 외환위기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약세 압력을 받았다.

전반적으로 주요 국가 통화 대비 상승하던 달러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진 뒤 하락세로 방향을 굳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후원금 모금 행사 연설에서 그가 지명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값싼 돈을 추구하는 중앙은행 총재가 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렇게 행동하지 않아 실망했다고 말했다.

이는 금리를 계속해서 올리려는 파월 의장에 대한 불만의 발언인 셈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나라에 도움이 되는 일은 해야 한다"고 인터뷰하며 비난을 이어갔다.

지난 7월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긴축 통화 정책과 그에 따른 달러 강세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비난했고 상승하던 달러를 끌어내렸다.

이번 주 주요 경제지표가 없는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은 중앙은행의 심포지엄인 이번 주 후반 잭슨홀 회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파월 의장은 동부시간으로 오는 24일 오전 10시에 연설할 예정이다.

또 8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도 관심이다.

MUFG는 "시장은 추가 점진적 금리 인상이 현재로써는 적절하다는 연준의 최근 발언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어 할 것"이라며 "'현재로써는'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포워드 가이던스에 잠재적인 변화 가능성을 줄 것인지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달러 강세가 조금 과도하다는 의견이 있는 가운데, 제롬 파월 의장의 연설이 롱포지션이 축소되는 가파른 되돌림의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달러에 대한 순 롱포지션은 2017년 1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유럽에서는 그리스의 구제금융 졸업과 동시에 이탈리아의 경제의 건전성에 대해 우려하기 시작했다.

ING의 비라즈 파텔 전략가는 "유로화가 단기적인 국내 정치 우려를 반영하기 시작했다"며 "투자자들은 터키의 중장기 경제 계획에 대해 조심하고, 다음 달에는 이탈리아 예산과 관련된 위험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머징마켓 통화는 혼재된 흐름을 보였다.

터키 리라는 미국의 추가 제재 우려에다 국제 신용평가사의 연이은 국가 신용등급 하향에 달러 대비 장 초반 3% 이상 하락하다 1% 정도로 낙폭을 줄였다. S&P는 터키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더 고위험등급으로 강등했고, 무디스는 'Ba2'에서 'Ba3'로 낮추며 부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중국 위안화는 무역협상 기대로 소폭 상승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52달러(0.8%) 상승한 66.4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과 터키 금융시장 상황, 달러 강세 흐름 등을 지속해서 주시했다.

무역협상 낙관론으로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등 금융시장의 위험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되살아났다.

여기에 미국의 이란 제재로 원유 수출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프랑스계 다국적 석유기업 토탈이 천연가스 개발 사업을 중단하는 등 이란 내 사업에서 손을 뗐다고 미국 경제방송 CNBC가 보도했다.

이란은 유럽연합(EU)에 2015년 핵 협정을 유지할 수 있는 노력을 강화해 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럽 기업은 미국의 2차 제재를 피하고자 이란과의 사업에서 철수하는 중이다.

JBC에너지는 "유럽 내의 정치적인 우호적 분위기에도 이란 원유를 구매하는 대부분의 유럽 기업이 미국의 제재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지속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유가는 다만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와 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상승 폭이 제한됐다.

특히 인도와 터키 등 원유 수입국 통화가 큰 폭 약세를 보이는 점은 유가에 실질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무역 긴장이 해소되면 유가도 상승 동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톨토이세의 브레인 케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관세와 무역 긴장이 글로벌 성장을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는 유가 하락의 중요한 원인이었다"며 "무역 긴장이 완화하면 유가가 점진적으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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