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외환딜러뿐만 아니라 수출입업체들도 달러-원 박스권 대응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해결되는 데 시간이 필요하므로, 1,130원대 상단보다는 1,110원대 하단이 더욱 단단하다는 견해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었다.

정유사의 한 외환 담당자는 21일 "미중 무역협상은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며 펀더멘털에도 파장을 미치고, 단기적인 재료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담당자는 "1,110원대로 들어서기만 해도 오른다"며 "위로 보는 것이 여러 가지로 편하다"고 판단했다.

전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달러-원 환율 1,120원 선 아래에서는 수입업체의 결제수요가 꾸준히 나오는 등 1,110원대 대기 수요가 재차 확인됐다.

이 담당자는 "1,115원 부근이 굉장히 단단해 시장의 흐름과 반대로 갈 수 없다"며 "롱 포지션을 꺾을 계기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터키 이슈는 신흥국 불안이라는 간접 경로일 뿐, 유로 약세가 심하지 않으면 원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공업체 외환 담당자도 "터키와 무역분쟁 등 해소되지 않은 이슈가 있다"며 "한동안 레인지 흐름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달러-원이 1,130원대로 쉽게 가지 못하는 것은 수출업체 네고 물량 등 수급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진단했다.

전자업체 관계자는 "외환딜러들이 숏 포지션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레인지 인식이 공고해지는 상황에서 수출입업체들은 최근 개장 전 마(MAR, 시장평균환율) 거래를 점차 늘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달러 순매수 물량을 그때그때 마로 처리하고, 선물환 등으로 헤지를 하는 것도 필요하면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금 상황을 살피고 수요가 있을 때마다 하루 단위로 처리하는 게 정책"이라며 "선제 대응하거나 전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한 세일즈 딜러는 "수출입업체들도 박스권을 본지 오래됐다"며 "1,120원 아래면 사자, 1,120원대 후반이면 팔자가 나오기 시작한다"고 전했다.

이 딜러는 "무역분쟁 문제는 시장에 내성을 키웠다. 어차피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며 "급하게 거래하는 곳이 없고. 한 방향으로 쏠려있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네고도 이미 처리되고 있으므로 월말에도 많지 않을 것"이라며 "반면, 많이 튀어도 1,130원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하는 레벨이 아니면 하루 이틀 기다리는 업체도 있다"고 덧붙였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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