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터키발 우려에서 시장의 관심이 멀어진 가운데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위안화 고시 환율을 주시하면서 달러-원 환율 하단을 넓히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에서 위안화 평가 절하 문제가 주요 의제인 만큼 중국인민은행(PBOC)이 이를 의식한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힘을 얻고 있다.

21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최근 3일 연속 하락해 지난밤 1,117.2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7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23.10원) 대비 5.10원 내린 셈이다.

달러 강세 되돌림은 위안화 약세 되돌림과 시기가 겹친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지난 15일 6.9587위안까지 올랐으나 미중 무역협상 재개 소식 후 반락해 장대 음봉을 만들었고 전일 6.8280위안까지 하락했다.

현재 20일 이동평균선을 뚫고 내려서면서 지지선을 밑돌고 있다.





<올해 달러-위안(CNH) 환율 추이 *자료: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3)>

특히 오는 22일 미중간 차관급 무역협상이 있는 한주가 시작되자 인민은행은 전일 위안화의 가치를 근 3주래 최대 폭인 0.26% 절상 고시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무역협상에서 중국이 양보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PBOC도 이러한 궤를 같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또한 참모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미중 무역 문제를 해결할 것을 지시했다고 외신이 전하기도 했다.

이번 협상에서 주요 의제는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와 위안화 평가 절하 문제를 포함해 중국의 지식재산권 절취 및 남용 문제, 중국 측의 부당한 무역 관행 문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무역 정책에 있어 미국이 달러 약세를 선호하나 이는 달러 자체 약세이기도 하지만 주요 교역 대상국 통화의 절상일 수 있다"며 "일단 상황이 진척되고 있으니 PBOC 측에서도 이에 장단을 맞추며 위안화를 강하게 안정시키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도 "이번 주 위안화 고시를 잘 봐야 할 것"이라며 "무역협상 이슈가 조용히 지나면 달러-위안(CNH) 환율과 달러-원 환율은 하방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화 약세가 안정될 경우 달러-위안(CNH) 환율이 하락하면서 이에 연동해 온 달러-원 환율 또한 반락할 개연성이 커질 것이라는 게 시장 참가자들의 중론이다.

반면 최근 신흥국 외환시장을 흔들었던 터키발 우려는 잦아드는 모양새다.

무디스와 S&P가 터키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낮추면서 국가신용등급이 '정크'로 낮아졌으나, 터키 금융시장이 현지 최대 명절인 '쿠르반 바이람'(희생절)으로 주말까지 휴장에 들어가면서 관련 영향이 제한됐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이번 주 주요 변수가 터키인 줄 알았더니 다시 중국"이라며 "터키 신용등급 하락은 선반영돼 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이어 "이번 무역협상에서 지난 5월 미국이 중국에 제시한 요구사항을 구체화해서 전달할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에 이 사항들이 접수되면 외환시장도 안정적일 것"이라며 "시진핑 주석도 가능한 무역분쟁을 빨리 끝낼 것을 지시한 만큼 달러-위안(CNH) 환율 또한 하락 방향으로 봐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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