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사이버ㆍ핵기술 여러 산업에 접목해 발전해야


 

 

(워싱턴=연합인포맥스) 특별취재반 = "남북 정상회담 이후로 북한에 대한 미국기업의 문의가 '확실하게' 들어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연합인포맥스가 찾아간 워싱턴 소재 더 코헨그룹에서 박형근 부사장은 이처럼 강조했다.

빌 클린턴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낸 윌리엄 코헨(William Cohen)이 세운 코헨그룹에는 조셉 랄스톤(Joseph Ralston) 합참의장 등 주로 국무부, 국방부 고위 출신 인사가 다양한 컨설팅을 제시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는 미국 국방부 특별 보좌관을 지낸 박 부사장을 만나 북한에 대한 미국기업의 생각을 듣기로 했다.

박 부사장은 북한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봤다.

북한은 정치적인 리스크가 매우 큰 곳으로 그동안 미국기업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제외됐다.

미국기업이 코헨그룹에 문의했다는 것은 북한의 개방 가능성에 주목한다는 점을 뜻한다.

 


박 부사장은 "일단 개방이 된다면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은 북한시장에서 언어적, 문화적 이점이 있는 한국기업의 움직임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한국기업이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정부의 도움으로 거둔 결과물인지 정말 순수하게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것인지 따질 것"이라며 "만일 정치적인 결과물이라면 매력적인 시장으로 보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치적인 이슈와 관계없이 해외 투자자가 투자, 자금 회수할 수 있는 법률적 여건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시장이 개방된다면 호텔과 은행산업이 글로벌기업의 첫 투자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 부사장은 "해리 트루먼 정부 시절 미국 프랜차이즈 호텔이 쿠바에 진출한 것을 계기로 해외 은행까지 진출했다"면서 "해외 은행은 글로벌 기업이 진출할 때 자금조달을 가능하게 했는데, 북한도 비슷한 수순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두바이와 같이 아무것도 없던 상태에서 경제 발전을 이룬 나라를 예시로 들면서 "북한도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박 부사장은 또 하나의 흥미로운 생각을 내놨다.

그는 "북한의 가장 큰 장점은 무기 개발에 써온 기술력과 인적 자원을 다른 평화적인 산업에 배치해 경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점"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보유한 핵 기술력을 국가의 핵심역량으로 삼고, 다양한 산업에 접목한다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게 박 부사장의 진단이다.

예를 들면, 핵 기술력을 원자력 발전소를 짓는 데 활용한다면 북한의 전력난 해소에 도움이 된다.

 


그는 "북한이 수년 동안 광범위한 경제 제재에도 사이버 기술과 핵무기를 성공적으로 개발하고 생산했다"면서 "이런 점에서 북한은 충분히 산업을 다양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보인다"고 평가했다.


 

 


단순히 천연자원을 기반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은 경계했다.

그는 "석탄의 수출 등이 아닌 해당 자원으로 시장에 나와서 경쟁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핵무기의 생산, 개발까지 성공한) 북한의 인적 자원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능력이 있으니 가공 측면에서 시장을 개척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 부사장은 글로벌 기업이 북한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대해 '흥분'을 가라앉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어느 나라든 새로운 시장이 생기면 흥분하고 들어갔는데,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미국기업도 과거 쿠바와 미얀마에 진출했을 때 정치적 안정성을 고려하지 못해 큰 고초를 겪었다"고 설명했다.

박 부사장은 "새로운 시장은 발전 가능성이 크지만, 기업이 고려해야 할 리스크도 크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갖춰야 한다"면서 "섣부른 북한 진출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계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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