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이 이명박 정부 때 투자한 3개의 탄소ㆍ자원펀드의 투자회수 종료 기간이 임박했음에도 수익률이 마이너스(-) 90%에 육박하면서 사실상 원금을 거의 건지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21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기획재정위원회 소관 2017회계연도 결산 분석보고서'를 보면 수은은 2009년과 2010년에 결성된 탄소펀드와 자원개발1호펀드 및 자원개발2호펀드에 총 413억 원을 투자했는데, 작년 말 기준 수익률은 -88.8%에 달했다.

탄소펀드의 경우 총 약정금액은 1천129억 원이고, 작년 말까지 총 437억 원이 집행됐으며 수은은 57억 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수익률은 -62.2%였다.

내년 10월까지 투자가 예정돼 있고 같은 기간을 투자금에 대한 회수 기간으로 설정해 둔 상태다.

5천459억 원 규모로 약정된 자원개발1호펀드에는 총 3천641억 원이 집행됐고, 수은은 334억 원을 투자했다. 수익률은 무려 -96.8%에 이른다. 사실상 원금을 모두 까먹은 셈이다.

수은은 1천340억 원 규모의 자원개발2호펀드에는 22억 원을 집행했는데 수익률은 -29.3%로 그나마 낫다.

자원개발펀드는 이미 투자 기간이 종료된 상태로 각각 내년 12월(1호 펀드)과 2020년 8월(2호 펀드)까지 투자금을 회수해야 한다.

수은이 이처럼 펀드 투자에 나선 것은 2009년 1월 수출입은행법을 개정해 해외투자와 해외자원개발에 필요한 경우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신설됐기 때문이다.

당시 이명박 정부의 자원개발 '광풍'이 수은의 사업 영역 확대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준 것이다.

예산정책처는 "실질적 투자처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의 펀드 투자 확대는 수은의 대출, 보증 등이 필요한 분야로의 정책적 지원 여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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