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중국 안방보험이 알리안츠생명과 함께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을 인수하기로 한 지 1년이 지났다. 하지만, 아직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독일 본사와 안방보험 사이에서 알리안츠운용의 처지만 곤란해졌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안방보험그룹은 최근 금융당국에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 인수를 위한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금융감독원이 안방보험그룹의 적격성을 심사하고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절차가 마무리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연내 '딜 클로징'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진단하고 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60일가량 진행되고 자료 취합 등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올해 안에 인수 완료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안방보험은 지난해 4월 알리안츠생명보험과 알리안츠운용 인수를 위해 독일 알리안츠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후 8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고, 지난해 말 금융위의 승인을 받았다. 알리안츠 생명은 내달 ABL생명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과거 알리안츠생명 인수 때에도 중국 당국 쪽에서 승인이 지연되며 딜 클로징이 당초 예정보다 늦어졌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업계에서는 알리안츠운용도 중국 당국의 인수 승인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안방보험이 알리안츠운용 인수에 대해 큰 관심과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홍콩에 소재를 둔 안방그룹지주와 베이징에 소재한 안방생명보험 간의 의견 불일치도 다소 있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미 SPA를 체결한 독일 알리안츠그룹도 관리에서 사실상 손을 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의 영업력은 다소 저하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알리안츠운용의 투자일임계약자산은 6조6천500억원 규모로 지난 2015년 말보다 17% 이상 감소했다. 또한, 지난해 4천100만원의 연간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부패혐의로 우샤오후이(吳小暉) 안방보험 회장에 대한 구속수사가 실시된 점도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당국의 압박 강도가 거세지며 우 회장은 지난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압박으로 인수 승인이 난항을 겪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중국계 자본이 국내 금융시장을 잠식하는 데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외국인 대주주 리스크에 대한 경계 심리도 심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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