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삼성전자의 자체적인 자사주 매입이 이 회사 주가의 신고가 행진을 이끄는 핵심 요인이란 진단이 나왔다. 기관과 외국인은 차익실현에 나서거나 관망하는 모양새가 뚜렷하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9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주가의 약진을 이끌고 있는 것은 기관도 외국인도 아닌 자사주 매입이다"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 일별 전 투자자(화면번호 3332) 화면을 보면 외국인은 최근 한 달간 삼성전자 주식을 18만주 넘게 팔았다. 국내 기관도 19만주가량 순매도했다.

주요 투자주체 중에선 기타법인의 순매수가 유일했다. 기타법인은 같은 기간 31만7천주를 사들였다.

기타법인 주체는 상당부분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분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은 올해에만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지난 1월25일부터 4월10일까지 일평균 2만주가량의 매입이 이뤄졌다. 이 물량 102만주는 4월21일에 소각됐다.

2차 자사주 매입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4월28일부터 일평균 1만6천400주의 매입이 이뤄지고 있다. 예정 매입 물량은 90만주로 전일까지 약 85만주를 인수했다.

고 연구원은 "외국인 입장에선 삼성전자 차익실현에 나서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며 "방향성 없이 임의로 매매해도 자사주 소각 덕분에 지분율은 50.1%에서 53.9%까지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가 아닌 다른 종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처분이 외국인에게 적정 지분율을 유지할 기회를 줬고, 이는 삼성전자 차익실현을 통해 포트폴리오 조정의 시드머니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 연구원은 "삼성전자 자사주 대량 처분이 있었던 5월23일 이후 외국인은 항공과 조선, 비철금속, 은행, 손해보험을 순매수했고 이들 상위 업종의 수익률도 양호했다"며 "반대로 상사와 미디어/엔터, 가스 등 외국인 매도 업종의 수익률은 대체로 저조했다"고 평가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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