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메자닌펀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무분별하게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발행하는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분별한 찍어내기가 지속되면 내년께 채무불이행에 빠지는 곳이 나올 것이란 우려도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자가 없는 제로쿠폰 CB를 발행하는 기업들이 나오는 등 메자닌시장 규모가 급팽창하면서 신용도가 좋지 않은 기업들까지 무분별하게 CB, BW 들을 발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내년께 채무불이행에 빠지는 기업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며 현재 메자닌 시장이 변곡점에 서 있다는 우려도 하고 있다.

CB의 경우 향후 주식으로 전환할 권리를 준다. CB 투자자 입장에서는 표면 이자율과 만기이자율 뿐만 아니라 주식 전환으로 인한 이득 역시 큰 수익원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국내 증시 활황에도 대형주 위주로만 올라 투자 기업의 주가는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전일 종가 기준 코스피는 2,426.04로, 연초(2,026.16) 대비 19.73% 상승했다. 반면 전일 코스닥 종가는 664.02로 연초(632.04) 대비 상승률은 5.05%에 불과해 코스피 대비 상승률은 현저히 낮다.

실제 CB 발행 기업들 중 공시일 대비 현재 주가가 하락한 사례는 많이 있다.

코스닥 상장기업 포스링크의 경우 지난 8일 50억원의 CB를 발행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6%였다. 지난 6월9일 5천460원이었던 주가는 전일 기준 3천455원으로 약 36%가량 하락했다.

또다른 코스닥 상장사 누리텔레콤도 CB 100억원을 발행한다고 지난 4월 25일 공시했다. 이 CB의 표면이자율은 0%로,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에서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누리텔레콤은 지난 1분기 적자전환 등의 영향으로 공시 다음날인 4월 26일 1만550원이었던 주가는 전일 기준 8천900원으로 거의 반 토막이 났다.

한 증권사 프랍 관계자는 "최근 메자닌시장 팽창으로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신용도가 좋지 않은 기업들이 무분별하게 낮은 금리로 CB 등을 발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만일 투자자 입장에서 제로쿠폰 CB에 투자했는데, 최근 주식시장이 대형주 위주 장세라 나중에 해당 기업 주가는 오히려 하락해 주가전환을 하지 못하면 오히려 투자 손실을 보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메자닌펀드를 운용하는 한 자문사 대표는 "최근 제로쿠폰 CB 발행이 많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신용상태가 좋은 기업들의 이야기고 두산인프라코어처럼 신용도가 좋지 않은 곳은 표면 이자율을 주기도 한다"면서 "일부 기업들이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은 있지만, 이것은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하는 것으로 예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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