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주식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 2,400 고지를 점령한 데 이어 이번 주에도 2,420선을 중심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증시가 달아오르다 보니 달라진 풍경도 보인다. 직장인들의 점심 화제는 온통 주식이고, 동창회나 각종 모임에서는 뜨는 종목을 짚어주는 전문가 수준의 참석자도 있게 마련이다. 증시 호황에 증권맨들의 얼굴이 전에 없이 밝아졌다는 점도 변화된 모습이다.

올해 초 2천선 부근에서 박스권 흐름을 보일 때만 해도 주가가 이렇게 오를 줄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았다. 수년간 지속된 '박스피'의 학습효과 때문이다. 2011년 이후 6년간 코스피지수는 1,800~2,100의 박스권을 벗어난 적이 거의 없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유럽 등 선진국들의 유동성 축소도 증시를 낙관할 수 없게 하는 변수였다. 미국이 금리 올린다는 데 주식 투자하는 간 큰 투자자가 과연 얼마나 있었을까.

전문가들의 예측을 비웃기라도 하듯 주식시장은 랠리를 계속하고 있다. 증시 호황의 배경은 기업들의 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상장 기업들의 이익은 지난해 대비 30~4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2분기 영업이익은 14조원이다. 1분기에 9조9천억이었던 것에서 무려 40%나 늘어났다. 하반기에는 분기당 15조원의 영업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K하이닉스도 영업이익 3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실상 쌍두마차 체제로 증시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실적이 뒷받침되는 은행과 증권 등 금융권이 상승 대열에 가세하고 있는 형국이다.

올해 코스피 지수가 20% 가까이 오르다보니 추가 상승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이 금리를 천천히 올리겠다고는 하지만, 어느 순간 시장이 버틸 수 없는 임계점까지 오르면 주식시장이 폭삭 가라앉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있다.

양극화에 대한 우려도 있다. 가는 종목만 가고 그렇지 않은 종목은 철저히 소외되는 장세라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250만원을 넘어 300만원을 내다보며 순항하고 있으나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조선, 해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의 피해를 받는 화장품과 여행, 호텔관련주 등은 실적도 바닥이고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주가 상승에 함박웃음 짓는 투자자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투자자들은 더 많을 것이다. 코스피는 오르지만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만 돈 벌고 개인투자자들은 손해 보는 장세가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미투자자들의 실패는 결국 종목 선택과 매매 시점이 잘못됐기 때문일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대세에 순응하고 기본에 충실한 투자원칙을 되새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주식을 사야 한다면 실적이 뒷받침되는 대형 우량주를 사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그런 주식이 혹시 모를 하락기에도 가격방어력이 있어 충격을 덜 받을 것이다. 이들 주가가 너무 높다고 판단되면 투자를 보류하는 것도 나을 것이다. 주식 말고 다른 대체 자산을 찾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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