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4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이 완화적으로 해석된 데 힘입어 올랐다.

S&P500 지수와 나스닥은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마감 가격 기준으로도 최고치를 다시 썼다.

미 국채 가격은 파월 의장 연설 이후 9월 금리인상 이후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 소폭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는 비둘기파적으로 인식된 파월 의장 연설 영향에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중국이 미국산 원유를 다시 사들일 것이란 기대 등에 힘입어 상승했다.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결과와 잭슨홀 미팅에서의 파월 의장 연설 등을 주시했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의 탄탄함을 재차 확인하면서 점진적인 금리의 인상이 적절하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에도 기존의 정책 기조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밝힌 셈이다.

파월 의장은 다만 물가가 관리목표인 2%를 넘어 과열될 징후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실업률이 자연실업률보다 낮지만, 자연실업률이나 중립금리 등에 대한 연준의 판단이 맞지 않는 경우도 많다면서 통화 정책 결정에서 이들에 너무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시장은 파월 의장이 물가가 과열에 대한 우려를 차단한 점 등이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완화적인 자세를 시사한 것으로 평가했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협상은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지는 못하고 끝났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하는 등 기대가 적었던 만큼 시장도 불안하게 반응하지는 않았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이 위안화 가치 안정을 위해 거래 기준환율 산정 시 경기 대응적 요소를 재차 도입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위안화가 강세인 점도 위험자산에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위안화를 무역전쟁의 도구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는 비판을 수차례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이 무역문제로 북한 비핵화에 도움을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취소하는 등 긴장도 여전한 상황이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3.37포인트(0.52%) 상승한 25,790.3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7.71포인트(0.62%) 오른 2,874.6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7.52포인트(0.86%) 상승한 7,945.98에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은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마감 가격 기준으로도 최고치를 다시 썼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0.47% 올랐다. S&P500 지수는 0.86%, 나스닥은 1.66% 올랐다.

파월 의장 연설에 따라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안도가 퍼져 증시의 주요 지수는 파월 의장 연설 이후 상승 폭을 확대했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협상과 관련해 중국 상무부가 "건설적이고 솔직한 교류를 했다"면서 "양측은 다음 단계를 위해서 접촉을 유지할 것"이라고 향후 협상 지속 가능성을 시사한 점도 투자심리 안정에 도움을 줬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강경한 무역 스탠스 때문에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며 "폼페이오 장관은 가까운 미래에, 아마도 중국과의 무역 관계가 풀리고 난 이후에 방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체인 '트럼프 그룹'에서 재정을 총괄하는 앨런 웨이젤버그가 연방검찰의 '성추문 합의금' 수사와 관련, 처벌을 면제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미국 내 정치 불안 이슈도 지속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가 구체적으로 어떤 정보가 검찰에 제공됐는지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더욱 큰 압박을 받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넷플릭스 주가가 선트러스트의 투자전먕 상향 조정 등에 힘입어 5.8% 오르며 장에 활력을 제공했다.

업종별로는 0.17 내린 필수 소비재를 제외하고 전 업종이 올랐다. 재료분야가 1.21% 오르며 가장 선전했고, 기술주도 1.1%, 에너지는 0.8% 올랐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미 상무부는 7월 내구재수주 실적이 전월 대비 1.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는 0.8% 감소였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의 완화적 발언이 주가 상승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TD아메리트레이드의 스완 크루즈 전략가는 "이날 파월 의장의 연설에서 가장 핵심은 인플레이션이 2%를 넘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한 점"이라며 "금리 인상의 점진적인 속도가 여전히 적절하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6.0%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38% 하락한 11.99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0.5bp 오른 2.826%를 기록했다.

이날 2.850%까지 오르다 예상보다 덜 매파적인 연설 영향으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번 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4.7bp 떨어졌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2bp 상승한 2.976%를 보였다. 이번 주 5.2bp 하락했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1.7bp 상승한 2.627%를 나타냈다. 이번 주 0.6bp 올랐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1.1bp에서 이날 19.9bp로 축소됐다. 전일 수익률 격차는 2007년 8월 이후 가장 좁아져 11년 만에 최대 플래트닝을 보였는데 이날은 이보다 더 평탄해졌다.

수익률 곡선의 플래트닝은 성장에 대한 우려는 물론 더 긴축적인 통화 정책에 대한 기대를 보여준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파월 의장 연설 전 더 매파적인 발언을 예상하며 미 국채를 팔았던 투자자들은 덜 매파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파월 의장이 여전히 미국의 강한 경제 성장을 인정했고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해 국채 값 하락세는 유지됐다.

RBC 글로벌 에셋매니지먼트의 에릭 라스셀레스 수석 경제학자는 "연준이 여기서 완전히 선회한 것은 아니다"며 "약간의 매파적인 기대가 있었는데, 매파적인 기대가 사라진 것은 완전히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여전히 경제의 힘을 인정하려는 의지는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의 연설은 8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의사록에서 위원들은 무역 긴장, 줄어드는 재정 부양, 수익률 곡선 평탄화 등을 포함한 다양한 하방 리스크에 집중했다.

이미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와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등이 수익률 곡선 역전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만약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지속한다면 수익률 곡선이 벌어지리라는 것이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역시 수익률 곡선이 주는 메시지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연준이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을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익률 곡선 역전은 통상 6개월에서 2년 사이에 경기 침체를 나타내는 촉매제 역할을 해왔다.

PGIM의 알빈드 라잔 글로벌 매크로 대표는 "연준이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수익률 곡선은 계속해서 플래트닝해질 것"이라며 "수익률이 이미 설정된 범위를 벗어나 올라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이탈리아 국채 발행을 돕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져 채권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유출로 고전하고 있는 이탈리아 채권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이탈리아 국채를 사겠다고 제안했다.

관리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입장을 내비쳤다.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6월에 외국인의 이탈리아 국채 보유량은 380억 유로(440억 달러)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은 3.142%를 기록했다. 8월 중순에 최근 4년 이상 최고치인 3.191%를 기록한 뒤 소폭 하락한 상태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15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26엔보다 0.11엔(0.10%)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62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537달러보다 0.0087달러(0.75%)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9.21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8.37엔보다 0.84엔(0.65%)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50% 하락한 95.142를 기록했다.

달러지수는 이번 주 1% 내렸다. 주간 하락률은 지난 2월 이후 가장 크다.

이날 달러화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발언을 기다리며 하락세로 출발한 뒤 다소 비둘기파적인 연설 이후 낙폭을 더 확대했다.

달러지수는 파월 의장 연설 이전 0.4% 정도 하락하다 0.6% 이상으로 낙폭을 키우기도 했다.

실리콘밸리 은행의 민 트랑 외환 트레이더는 "인플레이션이 선제로 나설 만큼의 수준이 아니라는 불라드 총재의 발언 등이 더해져 파월 의장 연설이 다소 비둘기파적인 톤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연준이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을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라드 총재는 "올해 남은 기간 금리 인상에 대해 조심스럽다"며 "만약 나라면 현재 있는 금리를 고수하고 앞으로 나올 지표에 반응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BNY멜론의 브라이언 베세커 전략가는 "올해 남은 기간에 대한 연준 전망은 12월 금리 인상에 대한 확실성이 조금 줄었다는 것 외에 거의 변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내년에는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알타베스트의 마이클 암브러스터 디렉터는 "파월 의장의 연설 이후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오히려 올랐고 무역 갈등 역시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날 달러 약세는 설명하기 어렵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 관련 부정적 헤드라인이 많아 달러가 약세를 보였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달러화는 8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위원들은 단기간 내 추가 금리 인상을 지지하지만, 동시에 가속하는 무역전쟁이 미국 경제에 피해를 줄 수 있을지 우려를 보이면서 하락했다.

트랑 트레이더는 "달러가 올해 얼마나 강했는지 잊어서는 안 된다"며 "현재 수준이나 좀 더 강해져서 올해는 마무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일 1% 넘게 하락했던 호주 달러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되며 상승했다. 이날 호주 달러-달러 환율은 0.7324달러로, 전일의 0.7247달러보다 올랐다.

호주는 스콧 모리슨 재무장관이 새 총리로 선출됐다. 이번 주 심각하게 전개되던 호주 집권여당의 치열한 당권 싸움이 일단락된 모양새다.

중국 위안화도 PBOC의 경기대응요소 재도입 결정에 1.3% 강세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중국 당국은 무역전쟁 무기로 위안화 하락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반응했다. 위안화 약세는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89달러(1.3%) 상승한 68.7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 5%가량 급등했다. 지난주까지 7주 연속 하락한 이후의 가파른 반등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중국 기업의 미국 원유수입 재개 가능성과 이란 원유 수출 차질 우려 등에 주목했다. 달러 약세 움직임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이날 일부 외신은 중국 국영 석유 기업 시노펙의 무역 부문 자회사인 유니펙이 오는 10월부터 미국산 원유수입을 재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니펙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격화하면서 미국산 원유의 수입을 중단했던 바 있다.

전일 종료된 미국과 중국의 차관급 무역협상이 구체적인 성과 없이 마무리됐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하지는 않았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다시 기록하는 등 위험투자가 유지됐다.

이란 원유 수출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는 꾸준히 유가에 상승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

WTRG의 제임스 윌리엄스 에너지 연구원은 "시장은 이란 원유 수출이 줄어들 것이란 보고서를 끊임없이 받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제프리스는 이날 이란의 원유 수출이 8월 보름 동안에만 이미 7월 대비 70만 배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달러도 약세를 보였고 미국 내 산유량 증가에 대한 우려도 줄었다.

원유시추업체 베이커휴즈가 발표한 이번 주 미국 내에서 운영 중인 원유채굴장비 수는 860개로 9개 줄어들었다. 이는 2016년 5월 이후 가장 큰 주간 감소 숫자다.

시장은 또 토탈이 운영하는 북해지역 유전 세 곳에서의 파업 가능성도 시장이 주목하는 요인이다. 이 지역 노동자들은 다음 달 3일 등 수차례의 파업을 예고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이란 원유 수출 차질 우려가 지속해서 유가를 떠받칠 것으로 봤다.

미즈호의 로버트 야거 에너지 담당 이사는 "미국의 원유 거래 제재는 11월 4일에야 본격적으로 적용되지만, 이미 이란 원유 생산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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