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지난 2012년 웅진사태 이후 순상환 기조로 일관해오던 A급 회사채 발행 시장이 최근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기관들의 적극적인 관심에 수요예측 경쟁률이 우량채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증액에 나서는 A급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용등급이 A급인 기업들의 회사채 순발행액은 1천310억원 수준이다.

신용등급이 'A+'와 'A-'인 기업들의 경우 151억원과 4천174억원의 순상환을 기록한 반면, 'A' 등급을 중심으로 5천635억원이 순발행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달들어 330억원의 순상환을 보이고 있지만, 합산 규모로 비교하면 여전히 980억원가량의 순증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돈 굴릴 곳이 마땅치 않은 기관들이 비우량 회사채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영향으로 보인다"며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A급 기업들이 '오버부킹'을 기록하면서 발행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A급 기업인 대림코퍼레이션(발행규모 500억원)은 수요예측에서 3천300억원을, 태광실업(700억원)은 4천300억원의 주문을 각각 확보했다. 아울러 현대로템(800억원)과 현대산업개발(1천억원)의 수요예측에도 각각 4천100억원과 5천790억원의 기관 수요가 밀려들었다.

발행 규모와 견주면 수요예측 경쟁률 자체는 AA급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대부분의 A급 기업들이 증액에 성공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작용했다.

이렇다 보니 현대산업개발(900억원)과 대림코퍼레이션(300억원), 현대로템(600억원), AJ렌터카(100억원), 한라홀딩스(70억원) 등 대부분의 기업이 증액 대열에 합류했다.

저금리 기조가 굳어지면서 기관들이 상대적으로 금리 매력이 큰 A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회사채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기업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증권사 관계자는 "올들어 한국콜마와 하나자산신탁, 한국자산신탁 등의 A급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에 처음 등장했다"며 "A급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편, 본격적인 휴가철에 돌입할 것에 대비해 SK케미칼과 하이트진로홀딩스 등의 A급 기업들도 회사채 발행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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