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깃발법(Red Flag Act)'이란 19세기 말 산업혁명기 영국에서 마차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된 법률을 말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현재의 은산 분리를 붉은 깃발법에 빗대어 규제혁신을 주문하면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19세기 말 영국에 붉은 깃발 법이 있었다. 자동차 속도를 마차 속도에 맞추려고 자동차 앞에서 사람이 붉은 깃발을 흔들게 했다"며 "결국 영국의 자동차 산업은 독일과 미국에 뒤처지고 말았다. 규제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는 새로운 산업의 가치를 키울 수도 있고 사장해버릴 수도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도 규제가 발목을 잡았다"며 "제도가 신산업 성장을 억제한다면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 은산분리라는 대원칙을 지키면서 운신의 폭을 넓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에서 붉은깃발법이 나온 것은 1826년 세계최초로 28인승의 중기자동차가 등장하면서다.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운송수단이 나오자 마부들은 위기의식을 느꼈다. 그들은 마차를 타는 귀족과 말들이 놀랄 수 있다며 중기자동차를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생겨난 것이 붉은 깃발법이다.

이 법은 중기자동차의 속도를 교외에서 시속 6킬로미터, 도심에서는 3킬로미터로 제한했다. 또 중기자동차 운행 시 자동차 60 야드 앞에서 사람이 붉은 깃발이나 랜턴을 들고 다른 말이나 기수에게 자동차가 온다는 것을 알리도록 규제했다.

이 법은 영국에서 31년이나 지속됐고, 이 법 때문에 영국은 후발주자였던 독일이나 프랑스보다 자동차 산업의 발전이 뒤처지게 됐다.(산업증권부 김지연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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