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7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멕시코의 무역협정으로 큰 폭 올라 마감했다.

미 국채 가격은 미국과 멕시코의 무역 합의에 안전자산 수요가 줄며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과 멕시코가 무역협상을 타결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커져 하락세를 이어갔다.

뉴욕 유가는 위험투자 심리 확산에도 미국 재고 증가 부담 등으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멕시코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 타결을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는 양국의 노동자들에게 모두 놀라운 일이 될 것이라면서 이를 '나프타'가 아니라 '미·멕시코 무역협정'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국은 자동차 및 화학, 철강 등의 상품에서 역내 제품 사용 기준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에 합의했다.

다만 이 합의는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미국과 멕시코의 새로운 협정에 합류할지 지켜볼 것이라면서 캐나다와도 조만간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글로벌 무역전쟁 확산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빠르게 되살아났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은 지난달 전미 활동지수가 0.13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6월 0.48에서 반락했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8월 기업활동지수는 30.9로 전월 32.3보다 하락했다. 다만 시장 예상치 29.0보다는 다소 양호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9.29포인트(1.01%) 상승한 26,049.6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2.05포인트(0.77%) 상승한 2,896.7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1.92포인트(0.91%) 오른 8,017.90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은 지난 1월 초 7,000선을 돌파한 이후 7개월여 만에 8,000선도 상향 돌파했다. S&P 500 지수도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시장 참가들은 미국과 멕시코의 무역협상 타결 소식에 환호했다.

멕시코 페소화와 캐나다달러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구리 등 다른 원자재 가격도 일제히 상승했다.

중국과 무역 긴장은 유지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이 내놓은 위안화 절하 제어 조치가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을 줬다.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거래 기준환율 산정에 역주기 조절 요소를 재도입했다.

해당 조치에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중국 증시도 큰 폭 올라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인위적으로 위안화를 절하하고 있다는 비판을 수차례 내놓았던 바 있다.

연휴 이후 다시 문을 연 터키 금융시장은 불안한 흐름을 보였지만, 글로벌 시장의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줄 정도의 불안은 나타나지 않았다.

달러-터키 리라 환율은 이날 6.2933리라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에는 상승 폭을 줄여 6.15리라 부근에서 주로 거래됐다.

다만 베라트 알바이라크 재무장관이 프랑스 파리에서 브루노 르메르 경제재무장관과 만난 후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동기에서 나온 조처는 세계 금융시스템뿐만 아니라 세계 무역과 지역(중동) 안정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미국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는 등 불안 요인은 상존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무역정책에 민감한 보잉이 1.3%, 캐터필러가 2.8% 올랐다. 일론 머스크 대표가 비상장회사 전환 구상 철회 의사를 밝힌 테슬라 주가는 1.1%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0.08% 하락한 부동산을 제외하고 전 업종이 올랐다. 금융이 1.34% 오르며 가장 선전했고, 공업 부분도 1.22% 올랐다. 기술주는 0.97%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긴장 완화로 주가의 상승 탄력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B.라일리 FBR의 아트 호간 수석 시장 전략가는 "시장의 가장 큰 악재는 무역이었다"며 "무역문제가 해결된다면 주가가 지금보다 더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9.2%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33% 상승한 12.15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2.2bp 오른 2.848%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0bp 상승한 2.996%를 보였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1.8bp 오른 2.645%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19.9bp에서 이날 20.3bp로 확대됐다.

최근 수익률 격차는 2007년 8월 이후 가장 좁아져 11년 만에 최대 플래트닝을 이어가고 있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양자 간 무역협정을 타결했다고 발표한 뒤 주가가 상승하고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는 줄어 미 국채값은 하락했다.

뉴버거 베르만의 아스훅 바티아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멕시코와 협정에 관한 세부 사항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만약 무역 긴장 완화를 보게 된다면 금융시장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바티아 매니저는 "구두 위협 등이 계속되는 한 새로운 무역협정을 끌어낼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무역 긴장을 완화해야 할 동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을 끈 이날 360억 달러 규모의 2년 만기 국채 입찰은 무난하게 진행됐다.

이번 주에는 이를 시작으로 2천170억 달러에 달하는 국채 입찰이 진행된다.

백악관 자체 추정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내년부터 1조 달러 이상의 자금을 빌려야 한다. 늘어나는 적자가 채권시장에는 부담될 것으로 보인다.

BMO 캐피탈 마켓의 이안 린젠 미국 금리 전략가는 "이번 주 입찰을 통한 국채 발행과 함께 공급에 대한 투자자들의 고려가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월말에 대규모로 늘어나는 장기물 수요와 단기물 발행 계획이 더해져 최근 강력한 트렌드인 수익률 곡선을 플래트닝을 심화시킬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미국 채권시장은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 국채 입찰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덜 두드러졌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보유량은 늘리고 있다.

채권시장이 가격에 민감한 매수자들에서 더 가격에 민감한 매수자로 이동함에 따라 국채수익률은 더 높아지고 국채 값은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렇듯 늘어나는 공급이 시장에서 잘 소화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에도 채권시장은 이번 여름에 랠리를 펼쳤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5월에 3.11%로 연고점을 기록한 뒤 이후 3% 이하에 머물고 있다. 공급이 늘어나는데도 수익률은 떨어져 공급이 생각보다 결정적인 요인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쇄도하는 국채 발행에 따라 단기물을 중심으로 수익률이 올라가 수익률 곡선이 더 플래트닝해졌다.

펀드매니저들이 월말을 앞두고 경쟁 인덱스 지수와 일치하게 유지되도록 포트폴리오에 장기물을 비축함에 따라 이번 주 장기물 수익률은 잘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곡선 플래트닝은 채권 투자자들이 경제 성장이 완화될 수 있다는 예상을 우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독일 10년 국채수익률은 3.2bp 뛰어오른 0.375%를 기록했다.

이날 독일 8월 기업신뢰지수(Ifo)가 103.8로 지난달의 101.7에서 오른 영향이다. 이 지수는 올해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늘어나는 보호무역주의 환경에서도 독일 기업 오너와 경영자들이 향후 경제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는 뜻이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08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20엔보다 0.12엔(0.11%)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681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619달러보다 0.0062달러(0.53%)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9.76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9.27엔보다 0.49엔(0.38%)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40% 하락한 94.763을 기록했다.

달러지수는 지난주에 1% 하락, 지난 2월 이후 가장 큰 주간 하락률을 나타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상호 무역협정을 타결했다고 발표한 뒤 주가가 상승하고 달러와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는 줄어 달러화 가치는 낙폭을 키웠다.

오안다의 알폰소 에스파르자 선임 외환 분석가는 "투자자들이 이번 합의를 그동안 시장을 지배했던 무역 긴장이 완화하는 것으로 이해했다"며 "멕시코와의 합의로 주초부터 위험 선호가 높아졌으며 트럼프 정부가 더 완화적인 무역 스탠스를 가지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를 불러왔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이 지난주 다소 비둘기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위험자산 중심으로 안도 랠리를 보이던 금융시장에 위험자산 선호는 더욱 커졌다.

파월 의장은 잭슨홀 회의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리 인상 비판에도 점진적인 금리 인상 경로를 재확인했다.

다만 현재 경기 과열 신호가 없다고 강조해 9월 금리 인상 이후에 대해서는 다소 완화적인 견해를 보였다. 달러 강세론자들은 더 매파적인 메시지를 기대했다.

또 미국 채권시장에서 수익률 곡선이 2007년 이후 최대로 플래트닝해진 점 역시 달러 지지력을 줄이고 있다.

코메르츠방크의 울리치 로이히트만 외환 대표는 "2004년처럼 연준이 금리 인상에 접근하는 자동 조종 모드로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잘못 짚은 사람들이 있었다"며 "명백히 파월 의장은 점진적인 접근을 선호했다"고 말했다.

로이히트만 대표는 "위험 선호가 회복되면서 안전자산으로 어필해온 달러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이와증권의 미쓰오 이마이즈미 수석 외환 전략가는 "파월의 발언에는 특이한 게 전혀 없었다"며 "현재 정책 궤적을 고수했는데 이는 미국 수익률 곡선의 플래트닝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멕시코의 무역 협상 타결로 멕시코 페소가 0.90% 상승했다. 이제 캐나다와 NAFTA 재협상 결론을 위한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캐나다달러 역시 0.46% 상승했다.

ING의 로버트 카넬 수석 경제학자는 "멕시코와의 무역협상에 따라 글로벌 무역 전쟁 위험이 테이블에서 치워졌다"고 설명했다.

중국 위안화는 소폭 조정을 받았다.

지난주 중국 인민은행이 기준환율 결정에 역주기 요소(countercyclical factor)를 재도입기로 하면서 위안화는 이날 장 초반 지난 8일 이후 가장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중국 인민은행의 이런 조치가 위안화 환율안정을 유지하는 가운데 유동성을 풍부하게 지속시키는 균형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주 국경일 연휴를 마치고 이번 주 재개장한 터키 리라화는 1.85% 떨어졌다.

BBH는 "많은 것들이 리라화 등에 달려 있다"며 "9월 13일 통화정책 회의에서 터키 중앙은행의 결정을 지켜볼 것이며 반드시 긴축 통화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15달러(0.2%) 상승한 68.8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멕시코의 무역협상 체결과 주요국 산유량 지표 등을 주시했다.

무역갈등 우려가 크게 완화되면서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넘어서는 등 위험자산 투자가 탄력을 받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모니터링 협의체는 이날 화상회의에서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를 109%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고 알려졌다.

지난 5월 147%에서 6월에는 120% 등으로 해당 비율은 차츰 감소하고 있다.

이는 산유국들이 산유량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는 의미다. 다만 여전히 빠른 속도로 산유량이 늘지는 않는다는 점도 확인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시장정보업체 젠스케이프가 지난 21일부터 지난주 금요일까지 오클라호마 쿠싱 지역의 원유재고가 76만 배럴 이상 늘었다고 밝힌 점은 유가의 상승 폭을 제한했다.

전문가들은 반면 이란 원유 수출 감소 우려가 지속하고 있는 점은 유가에 꾸준한 상승 동력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란은 하루평균 250만 배럴가량의 원유를 수출했지만, 미국의 제재로 수출 물량이 최소한 100만 배럴 이상 줄어들 것으로 대부분 전문가는 예상하고 있다.

스니더 일렉트릭의 로비 프레이저 연구원은 "이란 문제가 여전히 공급 측면에서 가장 큰 위험"이라며 "11월 미국의 본격적인 제재를 앞두고 수출 감소가 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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