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8일 서울채권시장은 17개월 만에 비관으로 돌아선 소비자심리지수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미칠 파장을 가늠하면서 제한적 강세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예정된 국고채 30년물 입찰은 풍부한 수요를 바탕으로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발표된 8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99.2로 기준선인 100을 하회했다.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소비자심리지수가 기준선을 하회하면서 금통위의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세월호 사건 이후 소비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금리 인상 깜빡이를 끌 수밖에 없었던 경험도 있다.

금통위 통화정책 방향에는 소비심리와 관련한 문장이 포함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주열 총재는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경제주체의 기대심리가 중요하다고 수차례 밝혔다.

7월 금통위에서 이일형 위원을 비롯해 세 명의 위원이 기준금리 인상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금리 인상이 단행되지 않았던 이유로 이주열 총재의 결단력을 꼽는 시장참가자들이 많다. 신중한 스타일인 이 총재가 미·중 무역분쟁과 일부 신흥국 금융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전개되는 양상을 좀 더 지켜보기를 원했을 것이라는 의미다.

전일 정부는 종로 등 서울 4개 구를 투기지역으로 지정했다. 부동산 가격 폭등은 금융 불균형을 가속할 수 있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 세부항목에서도 주택가격전망은 11포인트 급등하기도 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도 부동산 이슈가 채권 금리 움직임보다 더 큰 관심의 대상이다. 개인의 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한은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서다.

경기 부진 우려에도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부류는 주택가격 상승 등에 따른 금융 불균형 리스크를 꼽는다. 일부는 이달 금통위에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두 명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점친다.

반면 고용에 이어 소비심리마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일형 위원이 소수의견을 철회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들은 한은이 연내 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본다.

특히 정부 내에서도 경기 판단에 대한 이견이 두드러지고 있어서 한은이 중심을 잡고 통화정책을 밀어붙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금통위 전망의 스펙트럼이 그 어느 때보다도 확장되면서 서울채권시장은 역(逆)으로 관망세가 짙어질 수밖에 없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만큼, 조용히 이벤트를 기다리는 것이다.

국고채 30년물 입찰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지않아도 장기투자기관의 수요가 넘치는 데다 지표까지 부진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커브 플래트닝이 가속할 수 있다.

뉴욕금융시장에서 미국 국채금리는 미국과 멕시코의 무역협정 타결로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 상승했다. 10년물은 2.80bp 상승한 2.8459%, 2년물은 2.09bp 높은 2.6537%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9.29포인트(1.01%) 상승한 26,049.64에 거래를 마쳤다.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15달러(0.2%) 상승한 68.8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08.75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0.6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13.80원) 대비 4.40원 내렸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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