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31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협정 타결 실패에도 주요 기술주의 강세에 힘입어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충돌 우려가 여전한 데다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협상도 차질을 빚으며 미 국채 값과 달러화 가치가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무역 분쟁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 등으로 하락했다.

미국과 캐나다는 이날 나프타 재협상 관련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이날까지 합의를 완료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다만 양측은 다음 주 협상을 재개하는 등 논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90일 이내에 나프타를 대체할 새로운 협정에 서명하겠다는 의사를 의회에 공식 통보했다. 의회에 보낸 서한에 멕시코와의 합의에 캐나다도 의향이 있다면 포함할 것이란 점을 명시했다.

기대했던 이날 협상 타결은 성사되지 못했지만, 향후 캐나다가 새로운 무역협정에 승선할 가능성은 여전히 큰 셈이다.

중국과의 무역충돌에 대한 우려, 트럼프 대통령의 세계무역기구(WTO) 탈퇴 위협과 유럽연합(EU)의 자동차 무관세 제안을 비판하는 등 무역 관련 강경한 발언 영향도 이어졌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8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65.5에서 이달 63.6으로 내렸다. 전문가 예상 집계치 63.0은 상회했다.

8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는 96.2로, 전월 확정치 97.9보다 하락했다. 7개월래 최저치다. 다만 시장 전망 95.4보다는 다소 높았다.

다음 달 3일은 노동절을 맞아 주식과 채권 등 미국 금융시장이 휴장한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10포인트(0.09%) 하락한 25,964.8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39포인트(0.01%) 상승한 2,901.5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1.17포인트(0.26%) 오른 8,109.54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0.68% 올랐다. S&P500 지수는 0.93% 올랐고, 나스닥은 2.06% 상승했다.

시장 참가들은 미국과 캐나다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과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 등 무역 이슈를 주시했다.

합의는 도출되지 못했지만, 미국과 캐나다는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캐나다와의 합의가 건설적이었으며, 다음 주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부 장관도 이날 회담 종료 이후 기자회견에서 "윈-윈-윈 합의가 가시권"이라며 "나프타 재협상 논의는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전일 주요 외신과 인터뷰에서 비보도를 전제로 이번 협상은 온전히 미국의 의도대로 될 것이라며 이 발언이 알려질 경우 캐나다가 모욕으로 느껴 협상을 타결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는 점이 알려지며 논란도 일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 중국 제품 2천억 달러에 대한 관세 부과를 강행하길 원한다는 전일 보도로 무역 긴장은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주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세계무역기구(WTO) 탈퇴 위협과 유럽연합(EU)의 자동차 무관세 제안을 비판하는 등 무역 관련 강경한 발언을 내놨다.

무역긴장이 커졌지만, 증시는 상대적으로 차분한 움직임을 보였다.

캐나다와 향후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는 유지된 데다, 중국과도 결국 합의가 도출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상존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요 기술주 주가가 탄탄한 상승세를 유지한 점도 시장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이날 애플 주가는 1.2% 올랐고, 아마존 주가도 0.5% 오르는 등 상승세를 유지했다.

반면 관세 탓에 중국에서 생산한 자동차의 미국 내 판매를 중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포드 주가는 2.3%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0.73% 떨어졌다. 유틸리티도 0.45% 내렸다. 반면 기술주는 0.12%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긴장이 다시 커지면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 등도 재차 부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웰스파고 에셋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자콥슨 전략가는 "무역은 문제의 한 부분일 수 있다"며 "이미 시작된 성장 둔화가 더욱 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역 관련 상황이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어려운 장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8.4%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4.95% 하락한 12.86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0.7bp 내린 2.853%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이번 주 2.7bp 올랐다. 7월 27일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 폭이다. 다만 이번 달에는 11bp 하락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2bp 상승한 3.009%를 보였다. 이번 주 3.3bp 올랐지만, 이번 달 들어서는 7.5bp 내렸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2.4bp 하락한 2.629%를 나타냈다. 이번 주에는 거의 변동이 없었지만, 8월에는 4bp 떨어졌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0.7bp에서 22.4bp로 축소됐다.

최근 수익률 격차는 2007년 8월 이후 가장 좁아져 11년 만에 가장 심한 플래트닝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전일 중국과의 무역긴장이 높아진 데다, 기대가 크지는 않았지만, 캐나다와 무역 문제 해결 전망도 빗나가면서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늘었다.

인플레이션이 오르고 전체 경제가 안정된 흐름을 보이는 강력한 경제 지표에도 장기 국채수익률은 통상 시장이 예상하는 것만큼 오르지 못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무역 긴장이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을 3% 아래에 묶어두고 있으며 이 때문에 수익률 곡선의 플래트닝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추가 관세 부과 외에도 세계무역기구(WTO) 탈퇴 가능성을 거론했고, 유럽연합(EU)의 자동차 관세 포기 제안이 충분히 좋지는 않다고 지적하는 등 무역긴장을 높이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인포마 인텔리전스의 데이비드 아더 수석 전략가는 "미국 펀더멘털을 뛰어넘는 것들이 해외에 많이 있으며 이런 점들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국채 값은 등락을 거듭하며 횡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FOMC는 9월 25일에 열리며 25bp의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

전일 급락했던 이탈리아 국채 값은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에 하락세를 이어갔다.

피치는 이날 오후 이탈리아의 재정 전망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현재 피치가 이탈리아에 부여한 신용등급은 'BBB'로, 한 단계만 더 강등되면 '정크' 등급, 즉 비투자 등급에 들어간다. 이 때문에 시장은 신용평가사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했으며 전일부터 이탈리아 국채에 매도세가 강해졌다.

10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은 3.1bp 상승한 3.232%를 기록했다. 전일에는 8.4bp 뛰어오른 데 이어 이날도 상승해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09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98엔보다 0.11엔(0.19%)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606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670달러보다 0.0064달러(0.54%)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8.94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9.40엔보다 0.46엔(0.35%)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43% 상승한 95.098을 기록했다.

이번 주 달러지수는 0.04% 하락했다. 지난주 1%가량 내리며 지난 2월 이후 가장 큰 주간 하락률을 나타냈던 달러지수는 2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긴장이 계속된 데다 캐나다와의 무역협상도 이뤄내지 못한 데다 유럽연합(EU)과의 무역분쟁 우려도 있어 안전자산 선호가 두드러졌다.

스코티아뱅크의 샤운 오스본 수석 FX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시장이 뚜렷한 위험 회피를 보인다"며 "중국 관세는 물론 EU도 거론돼 시장 전반의 우려를 추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화는 미국과의 무역긴장에다 이탈리아 신용등급 전망 하향에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이 추가로 오르면서 달러 대비 약세 압력을 받았다. 유로화는 안전자산인 일본 엔과 스위스 프랑 대비로도 하락했다.

전일 위험 자산 회피 심리를 확산시켰던 이머징마켓 통화의 급락세는 잦아들었다.

중앙은행 부총재 사임에 급락했던 터키 리라는 소폭 상승했다. 장 초반 6.7946리라까지 올랐던 달러-리라는 전일보다 1.41% 내린 6.5500에 거래됐다.

올해 들어 리라화는 달러 대비 42% 하락했다.

터키는 지난주 희생절 연휴 이후 리라화가 다시 급락 조짐을 보이자 1년 이상 유지된 리라화 예금 세율을 '0'으로 낮추는 방어대책을 내놨다. 1년 이하 예금 세율도 하향 조정한 반면 달러 등 외화 예금 세율은 인상했다.

전일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던 브라질 헤알화는 달러 대비 2.04% 상승했다.

2분기 GDP가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브라질 2분기 GDP는 전 분기 대비 0.2% 성장해 시장 예상치였던 0.1% 성장을 웃돌았다.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국제통화기금(IMF) 자금 조기 집행 요청에 전일 10% 이상 급락해 중앙은행의 대폭 금리 인상을 불러온 페소화는 추가로 하락했다.

이날 IMF의 전폭적인 지지 계획에 하락하기도 했던 달러-페소는 38.00페소에 거래되며 상승했다. 페소화는 이번 주 27% 급락했다.

XTB의 데이비드 치탐 수석 분석가는 "여러 조치에도 시장에서 모든 것이 좋지 않다는 인식이 남아 있다"며 "리라화와 페소화 외환 위기가 제어될 수 있을지, 파급 효과와 전염 위험이 다시 늘어날지 시장의 질문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터키의 방어대책 등은 미국 달러를 단기적으로 덜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인"이라며 "리라 장기 보유를 독려하지만, 이날 상승세가 전체적인 하락을 상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45달러(0.6%) 하락한 69.8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1.6% 올랐다. 8월에는 3.2% 상승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주요국의 무역긴장이 다시 강화된 점을 주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 중국 제품 2천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 부과를 강행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양국의 충돌 우려가 다시 커졌다.

캐나다와의 나프타 재협상은 당초 제시했던 협상 기한인 이날까지 결론을 내지 못했다.

양측이 일부 핵심 쟁점에서 간극이 크다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미 무역대표부(USTR)는 캐나다와 협상을 다음 주 재개할 것이라면서, 이번 주 협상이 "건설적이었다"고 발표했다.

미 백악관도 의회에 멕시코와 무역협정안을 제출하면서 향후 캐나다가 제시간에 합류를 원할 경우 캐나다도 포함할 것이란 점을 명시했다.

무역 관련 긴장이 재개되면서 위험 자산인 원유 매수 심리도 다소 타격을 받았다.

양측이 본격적으로 충돌하면 글로벌 성장률이 떨어지고 원유 수요도 줄어들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

다만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의 원유 수출 차질에 대한 우려가 지속하고 있어 유가의 낙폭은 제한됐다.

율리어스 베어의 노버트 루에커 상품 연구원은 "미국의 이란 원유 제재가 시작되는 11월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고객들은 이미 이란 원유 구매를 줄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상황도 마찬가지로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유시추업체 베이커휴즈는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이 원유채굴장비 수가 2개 증가한 862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공격적인 상승 추세가 한풀 꺾였지만, 유가의 상승 흐름은 지속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제프리스는 이날 "브렌트유가 연말에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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