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삼성증권이 배당착오 사고가 있었던 2분기 중 계열사 차입과 당좌차월 한도를 늘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 2분기 중 1조7천800억원의 계열사 자금을 차입했고, 13개 은행과 7천339억7천700만원 규모의 당좌차월 한도를 뒀다.

이는 지난 1분기 1조2천300억원의 차입, 6천964억8천300만원의 당좌차월과 비교할 때 약 5천80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당좌차월은 당좌예금 한도액을 초과해 발행한 당좌수표나 어음의 초과액수를 말한다.

일종의 단기차입금이다.

금융권에서는 단기 유동성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할 때 당좌차월 한도를 확대하는 경우가 많다.

한도를 열어놓기는 하지만 실제로 쓰는 경우는 흔치 않다.

삼성증권 역시 한도를 열어놓고 쓰지는 않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례적으로 신한은행 당좌차월 한도 500억원 중 500억원을, 국민은행 900억원 한도 중 800억원을 사용했는데 이는 전분기부터 반영됐다.

은행권에서는 일시적으로 뱅크런 발생에 대비해 유동성 비율을 맞추기 위해 당좌차월을 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3월말 기준 삼성증권의 유동성 비율은 나쁘지 않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는 지난 3월말 기준 삼성증권의 유동성 비율이 138.55%로 명시돼 있다. 이는 작년 6월말 이후로 가장 높다.

삼성증권은 2분기 실적도 급격히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4월 배당사고 이후 영업정지 제재와 일부 고액자산가의 자금이탈도 예상해야 하는 시기였다.

특히 신규고객의 주식거래 관련 영업제재 이후 은행권도 일제히 은행 지점에서 삼성증권의 계좌를 만드는 '증권연계계좌'를 중단했다.

한 은행 고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당좌차월 한도를 계약해놓지만 유사시를 대비한 것일 뿐 실제로 쓰지는 않는다"며 "일정 부분 자산과 부채 비율이 미스매치가 있을 때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2분기중 계열사 차입이 증가한 것은 일부 단기자금 운용시 만기가 긴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당좌차월 한도가 증가한 것은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면서 외화로 표기된 한도가 원화 환산 과정에서 늘었다고 언급했다.

외국계 금융기관 당좌차월 한도를 열어두면 달러-원 환율 등락에 따라 한도 금액도 달라진다.

삼성증권의 경우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농협, SC은행, KB국민은행, 한국씨티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등은 한도가 같았지만 예탁결제원과 유로클리어은행의 당좌차월 한도가 늘었다.

NH투자증권도 JP모간체이스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유로클리어, 클리어스트림(유럽청산결제기관), 예탁결제원 등의 당좌차월 한도를 열어뒀는데 미 달러 기준 약정으로 서울외국환중개 매매기준율로 환산한다.

NH투자증권은 외화기준으로 산정되는 이들 기관의 당좌차월 한도를 무기한으로 설정해 두고 있다.

한편, 미래에셋대우는 외국계 당좌차월 한도 없이 국내금융기관인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SC은행, 우리은행만 당좌차월 환도를 열어두고 있다.

삼성증권의 한 관계자는 "차입현황이 일부 늘어난 것은 이 기간(2분기) 동안 단기자금 운용시 만기가 7일 이상인 경우가 일시적으로 들어갔는데 이 자금이 차입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당좌 차월 한도는 외국계 자금 관리를 원화로 표기하면서 달러-원 환율 상승에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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