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국민연금이 올해 2분기에 다른 기관투자자들과 달리 해외채권에 대한 투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국민연금의 해외채권 투자금액은 24조5천590억 원으로, 3월 말의 23조5천630억 원보다 9천960억 원 늘어났다.

국민연금의 이런 움직임은 다른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가격 손실 가능성에 대비해 외화표시채권 매도에 나선 것과 차별화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의 해외채권투자는 1천312억 달러(달러-원 환율 1,113원 기준 약 146조256억 원)로 6억6천만 달러(7천346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매 분기 60억∼120억 달러(6조6천780억~13조3천560억 원) 늘어나던 해외채권투자잔액 증가 폭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기관별로 살펴보면 보험사가 555억7천만 달러(61조8천494억 원)로 9억 달러(1조17억 원), 외국환은행이 140억1천만 달러(15조5천931억 원)로 9억6천만 달러(1조685억 원), 증권사가 58억2천만 달러(6조4천777억 원)로 4억 달러(4천452억 원) 투자를 줄였다.

반면 자산운용사는 567억7천만 달러(63조1천850억 원)로 29억2천만 달러(3조2천499억 원) 투자액을 늘리면서 보험사를 제치고 국내 기관 중 해외채권을 가진 많이 보유한 기관이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2분기 중 금리 상승에 따라 채권투자 손실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보험과 은행이 해외채권 매도에 나섰다"며 "다만 자산운용사는 해외채권 투자액이 늘었는데 연기금 위탁물량이 늘어난 것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6월 말 현재 해외채권투자 수익률은 3.25%(연환산 3.66%)로, 3월 말의 마이너스(-)0.45%(연환산 0.15%)보다 높아졌다.

공제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와 관련해 "국민연금은 해외채권 투자를 하면서 시가평가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론 금리가 오르면 손실이 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분기 중 금리 등락이 있을 수 있으므로 타이밍을 잘 맞춰서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면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면서 원화로 환산한 수익이 늘어난 것이 수익률 제고의 요인"이라며 "벤치마크 자체의 수익률이 올라간 것도 투자성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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