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지난 주말 학부모 시위로 시끄러웠던 중국 중부 후난성의 현(縣)급 도시인 레이양시는 중국의 고질적인 지방정부 채무 문제를 보여주는 전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레이양시는 10여년 전 부채를 조달해 대규모 개발에 나섰으나 5년 전부터 시의 근간이 되는 석탄채굴업계가 불황에 진입하면서 재정수입이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채무위기 조짐이 나타났다.

지난 2월 시 정부는 교육과 헬스케어, 소셜서비스 제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의회에 경고했으며 5월에는 공무원들의 임금이 일주일 이상 체불됐다. 이후 긴급 자금이 투입됐다.

수주 뒤에는 시소유 기업이 부채 상환에 실패했다.

지난 주말에는 시 정부가 공립학교의 교실이 과밀해짐에 따라 학생들을 교육비가 더 비싼 사립학교로 보내기로 함에 따라 수백명의 학부모들이 시위에 나섰다.

일부 사립학교는 공립학교보다 교육 여건이 더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시위자들은 공무원들과 경찰에 벽돌이나 병 등을 던졌고, 모두 46명이 이후 경찰에 의해 연행됐다.

3일 시 관리들은 학무보들에게 수업료를 공립학교 수준으로 상한을 정하고 새로 확장한 사립학교에 대해서는 환경 검사를 받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며 갈등은 가라앉았다.

WSJ은 그러나 레이양시의 부채 문제나 시민들의 불만은 조만간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면서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다른 지방정부의 사정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독립 애널리스트인 프레이저 하위는 WSJ을 통해 "중국의 부채가 막대하고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더 중요한 문제는 신뢰의 위기라 발생했을 때 어떤 상황이 펼쳐지느냐는 것이다. 배가 전복되고 익사하게 됐을 때 수심이 60미터인지 600미터인지는 정말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맥쿼리그룹에 따르면 지방정부의 부채 규모는 12조달러 중국 경제의 46%를 차지한다.

중국 관영 세계경제정치연구소(IWEP)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숨겨진 부채'가 지난해 말 기준 23조5천700억위안(미화 3조4천500억달러)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이는 중국정부가 집계한 18조5천800위안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이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지방정부의 부외 부채는 2016년 80% 가까이 늘었다.

레이양시는 시 소유의 2개 투자기구 때문에 지난해에만 부채가 60% 이상 늘어났다.

특히 레이양시의 경제가 둔화하면서 시중은행들은 대출을 줄이고 과거 대출 회수에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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